올해 2월말, 호주 Northern territory주 다윈으로 떠났다.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오게 된 건 동아리 술자리에서 만난 선배의 영향이 컸다.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온 선배가 내게 “너 하늘만 보고도 기분 좋아지는게 어떤건지 아냐?”고 물었다. 그 말에 호주의 새파란 하늘을 꿈꾸며 이곳으로 온지 벌써 6개월이 지나간다.
호주로 온지 첫 1개월 동안 아무리 이력서를 돌려도 연락이 오지 않아 힘들었다. 그러던 중 하우스키핑 일을 구했다. 처음에는 안하던 육체노동을 하느라 일이 서툴렀지만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다행히 Dan이라는 죽이 잘 맞는 친구를 만나 웃고 떠들면서 즐겁게 일하고 있다. 시급도 평일 21불에 일요일 30불, 공휴일에 40불로 꽤 높은 편이라 하루 5~6시간 주 5일 일해도 돈이 잘 모인다. 정말 바쁜 때 아니면 일도 힘들지 않다.
처음에는 일을 마치고 도시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가게 구경을 주로 했다. 그래도 시간이 남을 때는 책을 읽고 영단어를 외웠다. 종종 낚시도 다녔는데 이곳은 해변에는 악어가 나오는 동네라 항구로만 다녔다. 주말이면 하우스메이트 Andrew와 함께 피자를 먹으며 한국영화 영어자막을 구해 함께 보곤 한다.

하우스키핑 동료들과 함께 웃고 있는 장한 씨


호주에서 생활하면서 내가 당연한 줄 알았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다. 한국의 과중한 업무시간, 심각한 양극화, 남 눈치보기가 분명히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호주에서는 페인트칠이 벗겨진 차들이 도로를 굴러다니고, 일을 마치면 상사보다 먼저 일어나는 것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독일인 친구 Luvic은 일을 마치고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아시아 사람들을 보며 일하는 것을 좋아하느냐고 물을 정도였다. 사무직에 종사하는 Andrew는 4시에 퇴근해 낮잠을 자고 일어나 저녁이면 영화를 보는 등 취미 생활을 즐긴다. 문득 모 대기업에 취직한 선배가 회식의 고충을 토로하던 모습이 스쳐지나갔다.

마지막으로 워킹홀리데이 준비를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정보를 바탕으로 지역선택부터 무엇을 목적으로 할 것인가까지 신중하게 선택해서 오라고 당부하고싶다. 막상 현지에 오면 몰랐던 변수들 때문에 그대로 진행하기는 어렵지만, 준비해 둔 정보가 많으면 그만큼 더 실현가능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장한(사범대 영교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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