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문학 작품은 크게 한국문학번역원(번역원)과 민간 에이전시를 통한 두 경로로 해외시장에 유통되고 있다. 

번역부터 출판까지 전방위 지원
번역원은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목표로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으로 2001년 이후 총 28개 언어, 553편의 작품을 번역·출판했다. 번역원은 작품의 번역부터 출판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고, 해외 출판사와 직접 계약을 맺어 작품이 바로 유통되도록 한다. 번역원은 1년에 두 번 번역지원 대상도서를 선정해 해당 도서를 우수하게 번역한 번역가와 해외출판사에 지원금을 지급한다.

또한 문학 낭독회, 번역워크숍 등 교류행사를 펼쳐 한국문학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번역원 전략기획팀 박지원 대리는 “처음엔 한국문학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미미했지만 프랑스, 독일, 스위스 등지에서 반응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며 “현지 언론과 비평가들의 호평이 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번역원이 해외출판사에 장려금을 지급하며 한국문학 작품을 출판하는 일방적인 몰아주기 방식으로는 한국문학의 시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그러나 번역원 측은 번역원은 영리기관이 아니며, 문화콘텐츠로의 문학을 시장성만 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박지원 대리는 “한국이 알리고 싶은 한국문화를 담은 문학작품은 시장성과는 별개의 목적으로 출판한 것”이라고 말했다.

저자와 해외 출판사 중개
작품과 출판사의 중간 매개체인 에이전트가 좋은 작품을 발굴해 적합한 해외 출판사를 선정한 후 직접 계약을 맺어 유통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김영하, 조경란, 신경숙 작가 등의 작품 판권을 관리하는 KL(Korean Literary) 매니지먼트가 있다. KL 매니지먼트 이구용 대표는 “주관적 입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 작가들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KL 매니지먼트는 작년 4월 미국 유명 문학 출판사 크노프와 판권 계약을 맺고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를 출시해 한 해간 출간된 모든 책을 대상으로 하는 ‘올해의 책 베스트 100’에도 이름을 올렸다.

<엄마를 부탁해>는 아마존 베스트셀러 100위권에 드는 성과를 거뒀다. 이와 같은 성과는 오랜 경험이 축적된 결과다. 김영하 작가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로  2004년 저명한 미국 출판사 휴튼 미플린 하코트와 판권 계약, 2009년 조경란의 <혀>로 블룸스버그와 연이어 계약을 맺으며 미국 출판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노하우 위에 이뤄진 성과였다.

한국문학이 세계적으로 대중적 인기를 누리기에는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 시장 확대를 위해선 영향력 있는 대형 출판사와 계약을 맺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한국문학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대형 출판사와 계약을 맺는 사례는 소수 작가의 작품에 불과하다. 출판 후 활발한 마케팅 작업도 필요하다. 박지원 대리는 “한국 작가가 세계 주요 문학 축제에서 낭독 행사를 하는 등 적극적인 현지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