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6일 제주도에선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1.6km 떨어진 여미지식물원까지 4000여 명의 사람들이 줄지어 걸어가는 풍경이 벌어졌다.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WCC, 총회)’의 개막식이 끝나고 만찬장까지 걸으며 자연을 보호하는 의미를 되새기고자 조직위원회가 마련한 이벤트였다. 세계 최대 환경회의 WCC는 동북아지역 최초로 제주에서 9월 6일부터 15일까지 개최됐다.

WCC는 국제적으로 환경문제에 대한 영향력 있는 국제환경단체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4년마다 개최하는 환경 회의이다. 이번 총회는 참가자 1만여 명, 176개의 발의안 제출 등 역대 최대 규모로 이뤄졌다. 총회에선 세계 환경의 주요 현안을 반영해 △생물다양성의 가치평가 및 보전 △자연 이익의 공정하고 공평한 공유 △자연을 기반으로 한 기후변화 대응 △식량안보 개선을 위한 생태계 관리 △경제의 녹색화 와 관련한 5개 주제와 관련된 포럼, 워크숍 등 450여 개의 이벤트가 진행됐다. 이 중 생물다양성과 관련된 이벤트가 193개로 가장 많았다. 국제적으로 생물다양성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번 총회 발의안 중 주목해야할 이슈는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와 IUCN △생태계의 적색목록 분류 △2010~2020 생물다양성 전략계획의 이행 등이다. IPBES는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서비스 분야의 과학연구 결과를 종합, 평가해 정책 결정자들에게 전달하고 정책이행을 돕기 위한 지원 및 능력배양 업무를 수행하게 될 국제기구이다.

생태계의 적색목록은 국제적 통용기준을 토대로 생태계의 취약성과 심각성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다. IUCN은 이러한 적색목록의 대상을 종(種)에서 생태계로 확대해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개발 중에 있다. ‘생물다양성 2011-2020 계획 및 아이치 생물다양성 목표’는 멸종위기 생물을 보전하기 위해 현재 육지의 13%, 해양의 1% 미만이던 보호구역을 오는 2020년까지 각각 17%, 10%로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총회에서는 아이치 목표 달성을 위해 지역정부간의 협력에 IUCN이 어떻게 교류 플랫폼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했다.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는 처음으로 세계 환경리더들이 모인 ‘세계리더스대화’의 자리를 마련하는 등 보다 심층적인 환경논의가 이뤄지도록 했다.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 이홍구 조직위원장은 “지구촌이 당면한 다양한 환경문제를 논의한 성공적인 총회였다”며 “총회는 끝났지만 앞으로 회의에서 논의됐던 다양한 정보와 생각들을 널리 퍼뜨려 논의 결과가 잘 추진되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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