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돼 다소 한산해진 중앙광장을 가로질러 무광택의 검은 뿔테안경을 쓰고 몸에 꼭 맞는 회색코트를 입은 한 사내가 걸어온다. 한 눈에 봐도 그는 ‘옷 좀 입는 듯한’ 멋쟁이다. 사범대 패션디자인 및 머천다이징 연계전공 소속 학회인 ‘옷거리’를 만든 김현준(문과대 불문07) 씨다.
현준 씨는 2년 전부터 학회를 구상했다.“고대에는 패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많지만 모일만한 구심점이 없었어요. 서로서로 겉돌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죠.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재밌는 활동도 하고 같이패션 공부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준 씨가 안건우(문과대 중문07), 유상민(경영대 경영07), 정수빈(경영대 경영07) 씨와 함께 학회 설립에 착수한 때는 올해 2월이었다. 그들은 한 달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학회 구성에 힘을 쏟았다. “하루 종일 회의를 하고 글을 쓰고 사진을 찍었어요” 그 덕분에 준비 한 달 만에 학회 ‘옷거리’의 공식활동을 시작하였고, 방학 때 세웠던 계획대로 신입회원도 선발할 수 있었다.현재 학회 ‘옷거리’에서 활동 중인 회원은 모두 25명이다. 이들의 활동은 세미나로 이뤄진다. “월, 화, 수요일엔 패션을 주제로 발표준비를 하고 금요일에 발표를 하죠. 거의 일주일을 다 바쳐야 해요” 지난 학기엔 중앙광장에서 ‘벼룩시장’을 열기도 했다. “평소에는 ‘옷거리’라는 다소 추상적인 그릇에 회원들의 열정을 담았지만 ‘벼룩시장’에서는 중앙광장이라는 물리적 그릇에 기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열정을
담 으 려 고 했죠. 실제로 교내학생과 외부 셀러들의 참여가 적극적이었고 구경하는 사람들의 호응도 좋았으니 처음 시도한 것치고는 성공한 셈이었죠” 지금은 다음 학기에 출간할 단행본을 준비하는 데 주력하고있다. 단행본에는 패션에 대한 학회원들의 글이 담을 예정이다.
이 외에도 각 회원들의 패션에 관한 개인적인 생각을 온라인상에 글과 그림의 형태로 게재하는 ‘블로그 포스팅’과 교수와 대학원생들과 함께하는 정기 세미나 등의 활동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일정이 항상 바쁘게 돌아가지만 다들 학회활동을 더 못해서 안달이지 학업에 방해다고 투덜대는 사람은 없어요. 활동한 만큼 배우는 것, 생각할 것, 얻어가는 것이 많기 때문이죠”그는 앞으로 ‘옷거리’를 꾸려갈 회원들 이 패션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찬 사람들이길 바랐다.
“‘옷거리’라는 공간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부을 사람과 함께 학회를 키워 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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