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 유력 일간지 1면에는 이런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천안함 주범 김영철 核(핵) 퍼부으면 불바다’. 하지만 그 기사 어디에도 김영철 북한 정찰총국장이 왜 천안함의 주범인지에 대한 설명은 나오지 않는다. 이 일간지의 논리는 간단하다. 천안함 침몰은 북한의 소행이고, 북한의 대남공작 총책이 김영철 정찰총국장이기 때문에 그가 ‘천안함 주범’이라는 것이다.그러나 이 논리는 위험하다.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한 것은 대한민국 국방부의 발표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사고 두 달 뒤인 2010년 5월, 천안함 침몰수역에서 인양했다는 어뢰 추진체를 공개하며 북한의 소행이라고 못 박았다. 이게 그 유명한 ‘1번 어뢰’이다. 잠깐 돌이켜봐도 당시에 어떤 논란들이 오고갔는지 떠오른다. 어뢰추진체 뒷면의 글씨를 둘러싼 논란, 심지어 그 글씨를 쓰는데 사용된 잉크 성분의 논란까지. 물론 시간이 흐르며 이런 논란들은 사그라졌다.하지만 이렇게 지나치기엔 국방부의 조사 결과는 미심쩍은 부분이 적지 않다.

우선, 엄청난 물기둥을 동반하는 버블제트에 의한 침몰이라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빈약하다. 동강난 배의 절단면도, 시신의 상태도 엄청난 폭발을 당했다고 보기에는 너무 양호하다. 물기둥을 보았다는사람도 없다. 하지만 국방부는 당시 천안함 항행방향좌측에서 바깥 상황을 관찰하던 병사의 얼굴에 물이몇 방울 튀었다는 점을 가장 큰 근거로 들며 버블제트에 의한 공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국방부는 천안함 선체와 인양한 어뢰추진체, 그리고 자체 폭발 실험에서 발생한 물질이 일치한다며이것이 어뢰 공격의 근거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또한 여러 과학자들에 의해 문제점들이 여러 차례 지적됐다. 그러나 그 뒤에 돌아온 국방부의 답변은 언제나‘논쟁의 대상이 아니다’였다. 뿐만 아니라, 침몰 위치또한 백령도 해병대 초병의 진술 그리고 지진파와 해군의 전술상황통제체제가 가리키는 위치가 모두 다르고, 침몰 시간 또한 엇갈리고 있다. 너무도 많은 의혹들이 제기됐지만 국방부는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않았다.

오는 26일이면, 천안함이 침몰한 지 3년이 된다. 또여러 언론들이 북한의 핵실험과 정전협정 무효 선언을 성토하고, 북한이 남한에 얼마나 위협적인지 말할것이다. 천안함 침몰 원인을 밝혀내려는 언론은 적을것이다. 하지만 천안함 침몰 원인을 둘러싼 논쟁은 끝나지 않았다. 관련 재판도 1년 반 넘게 진행중이고 3주기 바로 전 날인 오는 25일에도 공판이 예정돼 있다. 국방부의 조사 결과를 진실이라고 받아들이지 않는사람들이 아직 있다는 것이다.

지난 3년 동안, 모두가 ‘천안함의 진실’이라는 말을마구 써서 그 정확한 의미가 퇴색했지만, 진실이란 거짓이 없고 바르고 참되다는 뜻이다. 모두가 받아들일수밖에 없는 사실을 뜻한다. 그리고 진실의 추구는 의심에서부터 시작한다.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하지 않았다’는 주장 또한 진실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다면 의심을 멈춰서는 안 된다. 그 의심은 절대 천안함 승조원들의 죽음을 욕되게하는 것이 아니다.

<滿月面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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