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인 우리도 언제부턴가 쓴 소리가 낯설게 느껴졌다. 대학교에 와서 성적이 낮다고 나무라는 교수님도 없고, 밤새도록 방에서 게임을 하더라도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지금 내가 속해있는 수험생 멘토링 동아리에서도 나는 고등학생들에게 멘토로 불리지만 정작 쓴 소리에 익숙하지 못하다. 학생들이 때로는 스스로 공부에 동기부여가 안된다며 충고나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그들에게 때로는 열심히 공부하라는 소리마저 영 어색하기만 하다.
그래서일까, 지난주 있었던 스승의 날 때는 학창시절 유독 나에게 쓴 소리를 많이 해주셨던 중학교 담임선생님이 떠올랐다. 그 당시의 나에게는 약이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지금은 그런 선생님을 만나지 못하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오히려 이제는 ‘힐링’이라는 명분으로 유명인사의 강연회만 성황인 세태를 보며 세상의 어른들도 쓴 소리를 피한다는 것을 발견한다.
어른의 훈계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중학생들과 우리는 딱히 다를 것이 없다. 우리도 수업에 빠지지 말고 열심히 들으라는 말을 잔소리로 받아들이지 않는가. 1년에 하루, 스승의 날에만 쓴 소리를 그리워할 것이 아니라 좀 더 귀 기울여야 한다. 쓴 소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멀리 있지 않다. 다이어리에 다짐만 적어놓는 나도, 밤새도록 게임만 하는 룸메이트도, 그리고 수업시간에 졸고 있는 우리 모두가 다 쓴 소리를 필요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