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세종캠퍼스의 자랑이자 상징을 자처하는 호연학사. 그 이름에 걸맞게 2700여명의 학우들이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안락한 기숙사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고려대학교의 교육이념을 딴 자유, 진리, 정의 각 3관과 2009년 준공되어 호텔 수준의 최신 시설을 자랑하는 호연4관까지, 많은 신입생과 재학생들이 편안한 잠자리와 맛있는 음식을 제공받으며 학업에 열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나는 신입생 시절부터 2년간 자유관에서 생활했다. 자유관은 호연학사 건물 중 가장 먼저 지어진 남학생 전용관으로, 3인 1실에 공용 화장실, 샤워장을 제공한다. 비록 시설은 조금 낙후되었지만, 가장 저렴한 가격을 자랑한다. 호연학사 1인실(180만원)에 비교하면 자유관은 25%의 관리비(46만 2000원)만으로 한 학기 생활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고학번으로 올라갈수록 저렴한 자유관을 선호하기도 한다. 나도 2년간의 자유관 생활에서 한여름 무더위를 제외하고는 크게 불편을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겨울에 천장형 냉난방기로 인해 건조한 진리관과 호연4관에 비해 측면 보일러로 난방이 되는 자유관이 더 좋다고까지 생각했다.

  그런데 작년 1학기부터 자유관이 리모델링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자유관이 공사에 들어가면 여자 기숙사인 정의관에 남자 학우들이 생활하도록 변경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사항까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냥 루머라고 생각했지만 기숙사 관계자들까지도 그런 이야기들을 하니, 자유관의 저렴한 가격에 만족하던 나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우선 리모델링이 된다면 필연적으로 관리비가 올라갈 것이고, 당시가 1학기 말이었는데,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면 2학기에는 자유관에 생활 중이던 600여명의 학우들의 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 많은 학우들이 걱정과 혼란 속에서 여름방학을 맞이했고, 방학직전 이 루머는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학우들 사이에서는 리모델링이 미뤄졌다더라 하는 소문만 돌았다. 그리고 넘어온 2학기에도 리모델링이 될 것이라는 소문만 무성했지, 막상 겨울 방학 때에는 또 감감 무소식이었다.

  내년에도 기숙사에서 생활해야할 나로서 자꾸만 실체 없는 소문에 불안해할 수는 없어서 직접 호연학사 관리팀에 문의해 보았다. 관리지원팀으로부터 들은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현재 리모델링은 분명 계획 중에 있다. 하지만, 그것이 신축이 될지, 증축이 될지도 아직 미정이며 건물 설계와 허가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즉, 아직 구체적인 공사계획과 날짜조차 정해지지 않은 것이다.

  이번 학기에도 많은 학우들이 이런저런 리모델링 루머를 듣고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기숙사 관리팀과 학교 측에서는 정확한 리모델링 계획과 진행상황을 공지해 주어야만 한다. 이를 통해 학우들의 혼돈을 막고, 리모델링에 관한 학우들의 여러 의견도 수렴한다면, 신속하게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인문대 영문11 박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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