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흘리고 사지가 꺾여서 고통스러워 하는 선수의 모습. 그러한 장면에 열광하는 수 만명의 팬들. 지난해부터 케이블TV 등을 통해 방영되기 시작한 이종격투기의 모습이다.

그동안 인터넷 사이트나 커뮤니티 등에 있는 동영상을 통해서 볼 수 있던 이종격투기가 케이블채널인 SKYKBS를 통해서 방영되기 시작한 후 이종격투기는 매니아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이제는 위성방송이나 다른 케이블채널에서도 방영을 하는 등 이종격투기를 볼 수 있는 여건이 확대됐다.
일본의 ‘K-1’이나‘PRIDE FC’, 미국의 ‘UFC’ 등 일본과 미국지역에서는 이종격투기가 활성화돼, 매경기마다 수 만명의 관중이 찾아 올만큼 인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스피릿MC’나 ‘스트라이킥’외에 많은 대회가 열리고 있으며, 큰 경기는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종격투기를 접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경기를 관람하면 흥분되고 열광하게 된다고 한다. 이종격투기를 보면서 서로다른 종목의 선수들 끼리 격투기를 하는 장면이 이색적이고 그것에서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고 말한다. 이종격투기를 자주 본다는 김민재(17세·고교생) 씨는 “각 종목의 장점들이 잘 나오는 것에 흥미를 느껴, 나중엔 이종격투기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실제 생활에서도 가끔씩 이종격투기에서 본 것을 떠올리면서 행동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격투기는 단순한 흥미뿐만 아니라 일종의 대리만족도 제공한다. 이종격투기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김승민(영남대 무역학과98)씨는 “자신보다 강해보이는 사람이 쓰러지고 괴로워 하는 모습이 흥분되기도 한다”고 한다.

이종격투기에 대해서는 찬반논란이 많다. 이종격투기를 폭력성경기로 바라보는 것에 대해 김민재 씨는 “폭력성등을 비교하자면 권투나 다른 격투기종목들도 다를 것 없다”고 말하며 이종격투기를 마냥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종격투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경기장면에서 피를 흘리고 선수들이 고통스러워 하는 장면들이 많아 시청하는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미 이종격투기가 인기있는 일본이나 미국에서도 이런 찬반논란이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 또한 이종격투기는 폭력적인 부분으로 인해 19세미만 관람금지와 함께 공중파 방송에서는 방송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스피릿MC의 한태윤 경기국장은 “찬반논란은 격투기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종격투기를 단순히 폭력적인 경기라고 보는 것보다 스포츠문화에서 종합적으로 바라봤으면 좋겠다”며 “대회가 많이 열리면서 선수들의 기량과 팬들의 시각도 동시에 향상되고 있는 만큼 부정적인 시각이 어느 정도 해소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종격투기 팬들은 경기를 보면서 일종의 쾌감을 느끼게 된다. 자신들보다 더 강한 사람들끼리 치고박고 싸우는 모습에서 자신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대신 만족하는 대리만족에 빠지기도 한다. 또 이기고 지는 것에만 치중하는 사람들의 심리 때문에 단순히 사람들은 이종격투기를 하나의 즐거운 오락정도로 여기는 경우도 많다. 한태윤 국장은 “기술이나 내용을 이해하기 보다 단순히 싸우는 장면만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며 “격투기에 대한 시각을 넓히고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하는 내면의 모습을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종격투기를 하나의 스포츠문화로 받아들이고 적절히 즐기는 것도 생활의 활력소가 될 수 있다. 다만 경기중의 폭력강도에 대한 규제나 청소년들의 관람제한 등의 안전장치가 없다면 이종격투기는 하나의 폭력성 짙은 경기 이상으로 발전하기 힘들 것이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