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융합기술관 앞에서소프트웨어학과로의 학과 통폐합과 연관된 학생회 단위들이 시위집회를 갖고 있다.                                                                                                     사진 제공│안암총학

  
  학생들의 반발에 부딪혀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학과 통폐합 사안이 단과대 간의 상반된 입장과 관계자들 간 소통 부족으로 답보 상태에 놓였다. ‘정보통신기술 관련 학과 통폐합’은 △정보통신대학과 정보보호학부 폐지 △컴퓨터‧통신공학부의 명칭(소프트웨어학과) 변경 △사이버국방학과와 컴퓨터‧통신공학부의 소프트웨어대학으로의 편입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사안이다. 해당 사안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이사회가 열리기 직전까지 학생들에게 학과 통폐합 안이 전달되지 않아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현재 정통대 학생회 측은 ‘전파트랙 학생들의 위치 보장’과 ‘지엽적인 명칭 변경’ 두 가지 문제만 해결되면 통폐합은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통대는 컴퓨터 트랙과 전파 트랙으로 나눠져 하드웨어를 다루는 전파 트랙 분야는 소프트웨어대학에 포함될 수 없다는 것이다. 홍진우 정통대 학생회장은 “전파트랙 학우들을 전기전자전파공학과로 편입을 시킬 것인지 아니면 소프트웨어대학 안에 전파학과를 별개로 신설할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프트웨어학과라는 명칭도 정보통신의 하위개념으로 정통대 학생들이 전공으로 배우는 지식을 충분히 포괄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백두권(정통대 컴퓨터통신공학부) 교수는 “미래 지향적으로 학교 발전을 위한 본질적 통폐합이라면 동의할 수 있지만 약간의 문제를 수정하기 위한 단순한 통폐합이라면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사안에 대한 접근이 첫째는 본교의 발전, 둘째는 구성원들 간의 의견 수렴을 토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보보호학부 학생회 측은 학과 개편 움직임에 반대의 입장을 유지할 계획이다. 정보보호학부 사이버국방학과는 2011년 6월 28일 본교와 국방부의 협약을 통해 신설된 학과로 2012학년도에 처음 신입생을 선발해 10명의 교수진과 30명의 학생으로 시작됐다. 박성하 정보보호학부 학생회장은 “학과가 신설되고 이제 막 커리큘럼을 검증해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단과대 신설은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또한 국방부와의 협약으로 인해 사이버국방학과의 모든 교과목이 군사기밀로 지정돼 있는 것도 문제이다. 사이버국방학과는 기밀유지를 위해 소속과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하므로 소프트웨어대학으로 통합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박성하 학생회장은 “새로운 단과대가 신설돼서 사이버국방학과가 들어간다 하더라도 학교에서 주장하는 시너지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ICT 단과대학 신설 안건 상정이 무산된 이후 학교 측과 학생 측 모두가 특별한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정통대 학생들은 의견 전달하는 체계가 확실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한 학년 입학 정원이 100명인 정통대는 의견 조사 자체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홍진우 학생회장은 “학과 개편과 같은 사안은 전수조사가 돼야 하는데 방학 등의 이유로 조사가 쉽지 않다”며 “인터넷을 통한 조사는 대표성이 떨어져 의견 수렴에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보보호학부의 상황도 비슷하다. 정보보호학부 학생대표 역시 학교 본부 측과 직접적인 논의를 나눈 적이 없다고 밝혔다. 교수와의 대화 역시 통폐합 논란 직후 마련된 학부모, 교수, 학생이 모두 참여한 총회 이후에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박성하 학생회장도 “교수님과 학생처장, 교무처장의 말이 일치하지 않는다”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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