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축구부가 수렁에 빠졌다. 춘계연맹리그 32강 탈락에 이어 추계연맹리그 32강전에서는 연세대에 0-2로 패했다. 2013시즌 26경기 중 12경기를 승리해 명성을 이어가는 듯 보이지만 실상 전력이 비슷한 연세대에는 2패, 용인대에는 2무 1패, 중앙대에는 1패하는 등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저격수’가 사라진 고려대
  2월에 열린 춘계대학리그에서 고려대는 울산대-부경대를 상대로 ‘무서운 공격세’를 이어나갔지만 각각 1대1, 2대4로 부진했다. U리그에서도 경기디지털서울문예대, 글로벌사이버대를 상대로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여러 차례 슈팅이 수비수에게 막히거나 크로스바를 넘기며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고 결국 무승부에 그쳤다. U리그 13경기를 치른 현재 경기당 1.7골을 기록해 2.4골을 기록한 2012시즌에 비해 득점력이 대폭 하락했다. 1년 사이 득점력에 변화가 찾아온 것은 09학번의 부재 탓이 크다. 고려대는 공중볼 싸움에 능한 박희성(체육교육과 09학번, FC서울, FW) 선수와 순도 높은 골 결정력을 보한 유재원(체육교육과 09학번, 강원FC, FW) 선수의 졸업 후 공격 라인의 조직력을 갖추는데 애를 먹었다. 선승우(사범대 체교10, FW) 선수는 “다 갈아엎었다고 봐도 될 만큼 변화가 많았다”며 “초기에는 잦은 공격 조합의 변화로 적응이 어려웠지만 이제 좋은 조합을 찾은 만큼 집중적인 슈팅 훈련으로 골 결정력을 높이려 한다”고 말했다.

후반 집중력 강화해야
  2013시즌 무승부 7경기 중 5경기는 후반부 골을 빼앗기며 마무리됐다. 특히 춘계리그 울산대와의 경기에서는 후반전 추가시간 단 1분을 남겨두고 골을 허용했다. 비등한 경기력을 선보이다 후반전에서 연이어 골을 내주거나 역전골을 허용한 경우도 2013년 패전 7경기 중 5경기(△춘계연맹리그 부경대전 △FA컵 영광FC전 △U리그 용인대전 △U리그 광운대전 △추계연맹리그 연세대전)에 해당했다. 춘계리그 부경대전에서는 전반전 2:0으로 앞서다 후반전 65분, 87분 실점하고 승부차기 끝에 패배했는가 하면 경기력이 앞섰다는 추계리그 연세대와의 경기에서도 후반전 73분, 86분 김도혁(연세대 스포츠레저10, FW) 송수영(연세대 스포츠레저10, FW) 선수에게 연이어 골을 내줬다. 김원균(사범대 체교11, DF) 선수는 “상대팀이 잘해서라기보다 우리 팀의 실수가 결정적이었다”며 “정신적인 무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비정기전 ‘트라우마’
  비정기전 역대전적을 들여다보면 패배의 원인이 잘 드러난다. 정기전에서는 2009년부터 4연승을 거뒀지만 비정기전에서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2009년부터 5년간 비정기고연전에서 고려대는 7경기 중 4경기에 패했다. (△2009년 5월 U리그 2-1 승리 △2010년 5월 U리그 1-2 패배 △2012년 3월 춘계연맹전 0-2 패배 △2012 4월 U리그 0-0 무승부 △2012 6월 U리그 3-1 승리 △2012년 7월 31일 추계연맹전 0-4 패배 △13년 7월 U리그 2-0 패배) 그러나 비정기전을 통해 얻은 점도 많다. 특히 수비 라인과 미드필더 간 간격이 좁은 연세대에 대응하기 위해 뒷공간 침투훈련을 하고 있다. 특히 고려대는 침투 움직임이 많은 연세대 공격수를 대비해 ‘S플레이’와 ‘AC플레이’, ‘C플레이’ 같이 연세대에 특화된 훈련을 하고 있다. 축구부 신수진 코치는 “연세대가 잘하고 못하고는 신경 쓰지 않고 선수에게도 특별히 연세대에 대한 부담을 지우지 않는다”면서도 “관심도가 높은 고연전의 특수성을 고려해 선수의 담력을 기르고 긴장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경기하도록 반복훈련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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