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아랍문화제를 맞으며 본교에서 아랍인으로서 생활을 한 아랍 출신 유학생을 만나 그들의 문화를 알아보고, 그들이 인식하는 우리문화를 살펴봤다. 작년 2학기를 마지막으로 본교 경영대를 졸업하고 현재 대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아셰드(Ashaed, 경영학과 09학번) 씨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국으로 온지 8년 된 슐라마니(sulaimani, 단국대 의예과 14) 씨를 만났다.

 -아랍 대학생들의 문화는 어떤가
아셰드| “우선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에서는 대학 진학률이 높지 않다. 고등학교 때부터 전문적인 고등교육이 실시돼 굳이 대학진학을 하지 않는다. 사우디에서는 대학진학을 결정한 학생이 등록금을 납부하는 것이 아니고 전적으로 장학금을 지원받을 정도다. 때문에 ‘대학생들만의 문화’가 거의 성인 사우디 사람의 문화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음주가 불법이라다보니 술에 취해 거리를 돌아다니는 학생들을 볼 수 없다. 술을 먹으면 벌금이나 구속에 처한다. 유흥을 즐기는 장소도 다르다. 클럽이나 술집이 없어 술을 즐기며 친해지기보다는 스포츠를 즐기고, 경치가 좋은 장소로 놀러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한편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동차를 가지고 있어서 드라이빙을 하는 것도 하나의 일반적인 문화다. 연애에 있어서도는 함부로 관계를 시작할 수 없다. 혼전성관계는 상상도 할 수 없고 한국의 모텔 같은 공간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때문에 대학생활에 여자를 만나는 경우는 드물다” 

 슐라마니| “아마 아랍 대학생들과 다른 나라의 가장 큰 문화적 차이는 ‘술’일 것이다. 한국 사람들은 가장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취할 때까지 술을 강요하고 마시면서 서로 끝장을 보면서 친해지려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친해지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 우린 술 없이 친해지고 술 없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아랍 국가들이 이슬람을 주요 종교로 믿고 있기 때문에 서로를 형제라 부르는 문화가 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와주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아랍국가에서 연애와 결혼이란?
 아셰드| “일반적으로 아랍 여성들이라고 하면 권리를 억압받고 힘든 삶을 살아갈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사우디에선 정반대다. 사우디에서 여성은 기본적으로 존중하고 보호해야할 대상이다. 어떤 여성을 좋아한다면 그녀의 가족을 찾아가 허락을 받아야 한다. 여성과의 사귐을 장난처럼 생각한다면 그 가족들에게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른다. 결혼할 여성이라도 공공장소에서의 스킨쉽은 절대불가다. 결혼비용 역시 남자 쪽에서 부담하는데 결혼비용은 최소 천 만원 이상이다. 성혼 나이는 일반적으로 20대 초반인데 더 일찍 결혼하하기도 한다. ‘일부다처제’의 나라는 과거 이야기고 요즘에는 일부일처제가 관습처럼 자리 잡았다. 물론 일부다처를 허용하기도 하지만 아내가 불임인 경우와 같이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일부다처를 하지 않는다”

 슐라마니| “매춘이나, 돈으로 여성의 성을 사고 파는 것 또한 엄격히 금지돼 있으며 남성들도 기본적으로 그러한 행위를 혐오한다. 여성존중이 최우선인 아랍사회에서 아랍 남성들은 여성보다 살기 힘들다. 사우디에서는 여성들은 일을 안 해도 된다. 남성이 항상 도와줘야한다. 결혼을 하고 싶다면 남편이 모든 걸 책임져야한다. 무엇보다 신기한 것은 남자들이 이러한 상황이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불공평하다고 느끼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우디에서의 삶은 어떤가?
 아셰드| “더운 것을 제외한 모든 것이 좋은 나라다. 사우디는 돈이 없어도 살 수 있다. 정부 복지정책에 따른 재정적 지원이 엄청나다. 세금도 없으니 정부의 지원만으로 한국 중산층 정도의 삶을 살 수 있다. 사우디에서 하층민이라고 해도 모두 개인 자동차와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 등 삶의 질이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정말 돈이 없으면 못사는 사회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열심히 해야 살 수 있는 한국에 비해 사우디는 가만있어도 살 수 있으니 게으른 사람들도 많이 존재한다”

 -한국에서 어려웠던 경험은
 아셰드| “대부분의 사우디 인들이 해외로 이민, 또는 유학을 많이 가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문화를 접하는 사람이 많다. 나조차도 유학을 다녀봤기 때문에 특별하게 거부감이 들거나 이해되지 않는 문화적 경험은 없었다. 다만 조금 신기하거나 적응하기 힘든 경우는 있다.
한국에선 야근과 밤새 회식을 하는 문화가 그렇다. 사우디는 오후 2시면 모든 일이 끝난다. 때문에 하루에 3번의 식사를 모두 가족들과 할 수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상사의 퇴근이 있기 전에는 퇴근하지 못할뿐더러 회식이 잡힌다면 그 날은 정말 끝장이 나는 거다(웃음)”

 슐라마니| “일부 한국 사람들은 외국인에게 한국적 마인드를 강요하는 것 같다. 학교를 다닐 때 교수님들 대부분이 우릴 그저 다른 한국 학생들과 똑같이 생각해 곤란했던 적이 있었다. 외국인으로서의 문화적 차이점을 이해해주길 바랬지만 그런 점들은 잘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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