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근(공과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2세대 ‘고온초전도 선재(線材)’ 접합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고온초전도 선재를 이어 전기저항 없이 100% 효율을 낼 수 있는 영구 전자석을 만들어 낸 것이다. 연구결과는 그 성과를 인정받아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Nature’의 자매지인 <NPG Asia Materials>에 5월 9일 온라인판으로 게재됐다. “전기 저항에서 자유로워져 100% 효율을 갖는 전선, 초자장전자석 등 전·자기 응용 분야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될 것”이라는 이해근 교수에게 이번 연구결과의 의미와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 기존 2세대 고온초전도 선재의 문제점은
▲ 사진|한재윤 기자 hjy@

 “2세대 고온초전도 선재는 전기저항이 없어지는 초전도 현상이 영하 170℃ 부근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영하 270℃까지 낮춰야 하는 저온초전도체와 달리 상용화가 쉽다. 저온초전도체는 온도를 낮추기 위해 고가의 액체헬륨을 사용해야 하지만 고온초전도체는 물값보다 싼 액체질소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응용기기에 적용하기 위해선 2세대 고온초전도 선재가 일정 길이 이상이 되어야 하는데, 2세대 고온초전도 선재가 제작 장비와 환경적 특성상 길게 제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세계 여러 나라에서 2세대 고온초전도 선재들을 이어서 접합시키는 기술에 도전했지만, 접합 과정에서 초전도 성질이 저하되는 문제점 때문에 관련 학계에서는 이 기술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분위기였다.”

▲ 홍유리 전문기자
  -접합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나
 “접합과정에서 초전도 성질이 저하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전도체 층을 맞댄 후, 산소분압을 낮춘 상태에서 용융확산을 통해 초전도체 층끼리 부분용융 및 확산접합을 수행하고, 다시 산소분압을 높인 후 추가 열처리를 통해 초전도성을 회복시켰다. 2세대 고온초전도 선재를 접합할 수 있다는 것은 일정길이 이상의 고온초전도 전선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전류 저항이 없는 고온초전도 전선으로 코일을 만들고 양 끝을 접합시켜 여기에 높은 전류를 가하면 아주 강한 자기장을 영구적으로 발생시킬 수 있다. 이는 발전기, 자기부상열차, 모터 등 다양한 방면에 응용될 수 있다.”

 -앞으로의 연구계획은
 “앞으로는 전·자기가 사용되는 다양한 방면에서 새로운 장을 열 수 있는 이 기술의 상용화에 역점을 둘 것이다. 현재 이 기술을 실제로 적용하여 NMR/MRI(자기공명영상장치)와 같은 의료영상장비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기존에 3T였던 자기장밀도 수치를 14T 이상으로 높여 의료영상의 화질이 좋은 초전도 영상장비 제작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뇌혈관 영상의 해상도를 높여 알츠하이머와 같은 병의 진단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많은 공학도의 귀감이 되고 있다
 “본교 학부생 때부터 초전도체에 관심이 많았고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갔을 때 IBM에서 고온초전도체가 개발됐다. 이 때부터 약 30년 간 고온초전도체 한 분야만을 연구했고, 2세대 고온초전도 선재의 접합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학계 분위기 속에서도 이 기술에 대한 전망과 확신을 갖고 5년 동안 연구한 끝에 성공할 수 있었다. 불가능해 보이는 꿈도 끈기 있게 도전하면 언젠가는 성취할 수 있다는 말을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다.”

☞고온초전도체 : 기존의 저온초전도(영하 270℃ 부근에서 수은과 같은 금속의 전기 저항이 0이 되는 현상) 물질과 달리 비교적 높은 온도(영하 170℃ 부근)에서 초전도 현상이 나타나는 물질.

☞용융확산 : 고체에 열을 가해 용해시킨 후 액체상태의 물질들이 확산되어 혼합되는 현상, 위 경우 초전도체에 해당하는 두 세라믹 기판이 액체상태에서 혼합되는 것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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