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숲 페이지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성격을 지닌 페이지 ‘대신 전해드립니다’가 나타났다. 대전드 역시 관리자가 익명으로 제보를 받아 글을 올려 ‘대신 말을 전해주는’ 형태의 페이지다. 현재 다소 다른 양상을 띠고 있는 두 페이지 ‘고려대학교 대나무 숲(고대숲)’과 ‘고려대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대전드)’를 비교했다.

 관리 방식의 차이
  12일 오후 3시 기준 고대숲의 좋아요 수는 약 5900개인 반면 대전드의 좋아요 수는 4900개이다. 글이 올라오는 빈도 또한 고대숲은 거의 매일 올라오는 반면 대전드는 8월 31일에 마지막 게시물이 올라왔다.

  차이를 만들어낸 결정적 원인은 대전드의 관리자 논란으로 보인다. 대전드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페이지가 아니라, 한 교수가 연구를 목적으로 개설한 뒤 학생들을 관리자로 모집했다는 것이다. 5월 대전드에는 ‘관리자를 모집한 사람이 학생이 아니라 어떤 교수였다. 고려대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 페이지도 연관이 돼 있는데,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 바로 관리자 자격을 박탈했다’는 내용의 글을 대전드 학생 관리자가 직접 올린 적이 있다. 현재 관련 글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윤태인(공과대 기계공학12) 씨는 “논란 당시 대전드 관리자가 직접 올린 글을 봤다”며 “그 글을 보고 대전드는 이용하기가 꺼려져 페이지 좋아요를 취소했는데 나 같은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리자 수의 차이도 있다. 고대숲은 1월 23일과 5월 18일 그리고 7월 6일 세 번에 걸쳐 공동 관리자를 모집해 현재 9명의 관리자가 페이지를 관리하고 있다. 이들은 글을 게시하는 기준과 운영규칙을 정해 운영하고 있다. 반면, 대전드는 6월 10일 관리자 추가 모집 글을 올렸으나 그 이후 모집 결과에 대한 공지가 올라오지 않았다.

게시 기준도 달라
  고대숲은 특정 인물을 찾는 글이나 굳이 익명이 아니어도 되는 글은 올리지 않는 것이 관리자가 글을 게시하는 기준이다. 반대로 대전드는 특정 인물을 겨냥하거나 학과나 동아리를 소개하는 글, 그리고 미팅이나 소개팅 상대방을 구하는 글 위주로 올라오고 있다. 백승훈(문과대 서문14) 씨는 “대전드는 처음 만들어질 때 대나무 숲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줄 알았으나 최근에는 동아리나 학회 홍보 수단으로 더 많이 쓰이는 것 같다”며 “대외활동에 아직 큰 관심이 없어서 대전드 글은 눈여겨보지 않고 대나무 숲이 훨씬 자유롭고 솔직한 글이 많이 올라와 즐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보 방식에서도 차이가 났다. 고대숲은 구글 설문 사이트를 통해 관리자조차도 제보자의 실명을 알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대전드는 메시지를 통해 제보를 받고 익명 여부를 제보자가 결정하기 때문에 관리자는 제보자의 실명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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