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이용해 산과 물, 자연의 경관을 그린 산수화(山水畵)는 우리나라 전통회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인 동시에 동양의 오래된 회화 주제다. 하지만 학창시절 미술 교과서에서나 찾아볼 수 있었던 산수화는 일상에서 흔히 봐왔던 서양화와는 달리 다소 낯설기도 하다. 사뭇 색다른 분야인 산수화의 세계에 한발 다가가기 위해 전문가가 말하는 산수화 감상법과 참고서적, 그리고 산수화를 직접 그리고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산수화, 가까이서 봐라

▲ 작품을 들고 있는 한국화회 강종성 회장(왼쪽)과 설재희 부회장(오른쪽)

  산수화는 가까이서 찬찬히 바라볼 때 담채와 필묵이 주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그림에서 한 발 떨어져 전체적 조화를 바라보는 서양화의 감상법과 다른 점이다. 홍선표(이화여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종이에 먹이 퍼진 방향과 농담이 가져오는 산수화의 미묘한 차이를 멀리서는 알 수 없다”며 “옛 사대부들은 명창전개(햇빛이 잘 비치는 창 밑에 놓여 있는 깨끗한 책상)라는 말이 있듯 밝은 빛 아래 책상에서 두루마리나 화첩을 펼쳐놓고 산수화를 감상했다”고 말했다.

 이해와 공감이 함께 해야 
  산수화는 ‘아는 만큼 보이’지만 ‘보는 만큼 아는’ 것도 사실이다. 즉, 그림의 배경에 대한 ‘이해’와 화가의 정서에 대한 ‘공감’이 병행돼야 한다는 뜻이다. 윤진영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원은 “산수화는 당대의 자연관과 사상이 반영된 그림으로, 배경지식이 감상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면서도 “알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옛사람의 감성의 세계와 시각을 공감해보고자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선표 교수 또한 “제대로 알려면 많이 보아야 하고, 그러면서 생기는 의문을 지식으로 채우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서를 통해 산수화와 한국회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참고가 될 만한 추천서는 미술사학자 故 오주석 저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 고연희 저 <아름다운 필묵의 정신사: 조선시대 산수화> 故 최순우 저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최순우의 한국미 산책> 등이 있다.

 직접 그리고 싶다면
  본교 중앙동아리 ‘한국화회’는 다양한 계기로 한국화에 관심을 갖게 된 학생들이 모인 공간이다. 강종성 한국화회 회장은 “한국화는 단순한 재료를 사용하지만 세밀하고 깔끔한 표현으로 여운을 남기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화회는 일주일에 한 번씩 이뤄지는 강습회를 통해 감상을 넘어 다양한 분야의 한국화를 그릴 기회를 제공한다. 강종성 회장은 “붓 쥐는 법과 선 긋기부터 시작해 쉬운 사군자를 천천히 익히고, 실력을 더 쌓으면 산수화, 인물화 등 각자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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