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함과 동시에 최고의 효과를 창출해내는 조직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한국 사회에는 리더십 열풍이 불고 있다. 

오늘날 리더십 열풍은 먼저 서적 판매량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거스 히딩크 감독이 탁월한 조직관리 능력으로 한국 축구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후 ,‘Be the reds’의 월드컵 열기가 ‘Be the leader’로 이어졌다.
요즘 『히딩크처럼 생각해라』,『CEO가 본 CEO 히딩크』,『CEO 히딩크』,『LEADERSHIP 히딩크에게 배워라』등 히딩크 감독 이름을 딴 리더십 관련 책만 30여종에 이른다.

그러나 리더십 열풍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히딩크 감독이 리더의 역량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에게 리더십의 중요성을 일깨운 계기가 됐다”는 삼성경제연구소 강한수 연구원의 말처럼 리더십에 대한 관심은 잠재해왔다.
 실제로 교보·영풍문고와 같은 대형서점가와 온라인 서적 구매 사이트의 도서판매량을 보면, 소설류 일색이던 베스트 셀러 목록에 『컬러 리더십』,『꿈을 경영하는 CEO』, 『퓨처 리더십』,『90/10 리더의 원칙』 등의 책들이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같이 딱딱하고 어렵게 느끼기 쉬운 경제·경영 관련 서적이 흥미위주의 책을 제치고 베스트 셀러에 포함된 것은 리더십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증한다.

최근 대학가도 리더십 열풍의 예외 지역은 아니다.
 
리더십 열풍에 힘입어 강연회나 세미나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1996년 이후부터 신입사원채용에 있어 리더십의 비중은 높아져왔다. 인터뷰 시에 리더십 질문 툴(Tool)을 이용해 이를 점수화 시켜 반영중이다. 업무조건이 팀제로 변화하면서 처음부터 리더십이 있는 사원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라는 유니레버 코리아 이양호씨의 말에서 엿볼 수 있듯, 대학가 리더십 열풍 원인은 리더십이 학점이나 외국어 활용능력처럼 취업필수조건으로 변하면서, 취업 준비생에게 리더십이란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리더십의 중요성은 일선 기업에서도 강조된다. LG전자는 경영자 육성에 대한 중요도가 커지면서 리더십을 평가하고 육성하는 프로그램이 많이 개설하며, 실제로‘인화원’이라는 연수원에서 각 직급별 리더십 훈련을 하고 있다. 현재 리더십 러닝 그룹은 줄잡아 5∼600개의 리더십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도 리더십 개발센터를 통해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언론 역시 리더십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각 언론사에서는 ‘차세대 리더’,‘글로벌 리더’등의 단어를 만들어내며 리더가 되기 위한 방법, 리더의 자세 등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동아일보』는 ‘2002 대기업 리더들’이라는 주제로 총 36회를 연재했고 『서울경제』도 ‘CEO와 차 한잔’이라는 기획특집을 지난해부터 꾸준히 연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그릇된 리더관이 남아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리더는 부와 명예를 한 손에 쥔 능력 있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그들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 애쓰기도 한다. 

실제로 『LeaderInet』이라는 닷컴 기업의 경우, 한국 사회를 이끌고 있는 경제력이나 사회적 위상이 상위 5%이내에 속하는 리더들의 품위있는 삶을 위한다는 기업이념을 설정했다. 그리고 사업대상을 대기업임원, 중소대기업 사업주, 성공한 벤처 기업가, 2급 이상 공무원, 국회의원급 이상의 고급정치가 등 사회 지도층 인사로 한정하고 리더사관학교 추진하는 사업계획으로 일반인들에게 위화감을 안겨주고 있다.

결혼정보회사에서도 노블레스 클럽이나 명문가 팀을 따로 운영하는데 전문직에 종사하거나 고시합격자, 고액연봉의 외국인 회사 근무자 등으로 가입요건을 한정함으로써 폐쇄적인 시스템을 드러낸다. 『뉴스메이커』 제 457호에선 이 같은 ‘끼리끼리 문화’를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어렸을 때부터 인맥을 키우기 위해 수십∼수백만 원의 영어학원을 보내기도 한다.  유아에게 음악, 미술,영어 등을 동시에 가르치는 ‘하바 놀이학교’의 경우 한 달 수업료가 32만∼38만원이지만 대기자가 넘친다. 강남구 수서 지역 대기자만 300명선.  압구정동에서 소아과를 운영하는 전문의와 전문 영양사가 식단을 짠다는 ‘아기밥’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는  노블, 엘레강스, 럭셔리 클래스 등 이유식에 단계별로 붙은 이름도 예사롭지 않다.

그러나, 리더의 왜곡된 모습을 그들만의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과거의 사회풍토가 투명하지 못했고 확고한 윤리관이 정립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KK컨설팅 김국길 사장의 말처럼 이는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됐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과도기적 단계’라고 명명되는 오늘날 한국 사회가 좀더 투명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연공주의와 연고주의를 벗어나 업적주의로 들어서야 하며, 기업과 대학 모두 끊임없는 노력이 요구된다”는 정구현(연세대 경영학과) 교수의 말에서 엿보이듯 사회구성원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는 리더만이 아닌 국민 전체의 의식 수준 향상과 국민적 윤리관 확립을 의미한다. 올바른 리더상을 확립은 리더가 되고자 하는 이들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던져진 시대적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