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정보통신관 지하 1층의 교실이 오후 10시가 넘도록 노트북 화면의 불빛으로 밝혀졌다. 학부생 선생님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는 학생들의 눈은 똘망똘망했다. 흡사 야학을 연상시키는 ‘멋쟁이 사자처럼’의 수업현장이다.

  ‘멋쟁이 사자처럼’은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출신 프로그래머 이두희 씨가 2013년 서울대에서 만든 동아리다. 비전공자들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어도 기술적 장벽으로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워 이두희 씨가 직접 나선 것이다. ‘멋쟁이 사자처럼’의 목표는 프로그래밍 교육을 통해 학생이 구현하고자 하는 서비스를 웹에서 구현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올해 2기 째 진행되고 있는 ‘멋쟁이 사자처럼’에는 16개 대학에서 100여 명의 대학생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두희 씨는 동아리의 특이한 이름을 “막 지은 이름”이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각 대학에서는 학부생을 선생님으로 뽑아 수업을 진행한다. 본교에서는 강원준(경영대 경영09), 구동현(정보대 컴퓨터09), 남상준(정보대 컴퓨터10), 민종현(정보대 컴퓨터09), 이상윤(정보대 컴퓨터09) 씨가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다.“수업을 통해 선생님들이 학생들보다 얻은 것이 많아요. 구동현 씨를 비롯한 선생님들

▲ 멋쟁이 사자처럼의 고려대 선생님들과 대표 이두희(네오위즈게임즈 소프트웨어 개발자) 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은 돈이나 스펙을 바라고 멋쟁이 사자처럼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고, 오로지 자신의 보람을 위해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죠. 그런 과정에서 얻는 뿌듯함이 수업을 더 열심히 준비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본교 선생님들 중에는 비전공자들을 만나고 싶어 지원하게 됐다는 사람이 많다. 민종현 씨는 직장에 다니다 멋쟁이 사자처럼에 지원하게 됐는데, 프로그램의 취지인 ‘비전공자에게 프로그래밍을 가르쳐 세상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이두희씨는 멋쟁이 사자처럼의 가르침을 받는 학생을 뽑는 가장 큰 기준은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라고 밝혔다. “멋쟁이 사자처럼의 학생인 김범수(정보대 컴퓨터09)씨는 부산에서 올라왔어요.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에 서울에서 집 구하는 것을 비롯한 어려움을 겪어, 자신같은 사람이 생기지 않게끔 하는 것이 그의 꿈이죠. 사람들이 서울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들고자 하는 그의 아이디어가 좋았습니다,”

  이두희 씨는 멋쟁이 사자처럼을 진행하며 아쉬운 점을 학교의 지원이라고 꼽았다. 멋쟁이 사자처럼은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했다. 본교의 경우, 학생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수업 장소 또한 마련하기 힘들어 정통관의 강의실을 대여하지 못하면 수업 스케쥴을 잡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DAUM, NHN을 비롯한 외부기업에서 관심을 가질 만큼 양질의 프로그래밍 교육을 제공하는데도 이에 대한 학교의 지원의 전무해 안타까웠죠.”

  이두희 씨는 동아리를 비행기의 비행에 비유했다. “비행기가 이륙해서 성층권 이상 올라가면 엔진을 꺼도 기류를 타고 날잖아요. 성층권까지의 이륙이 힘든 과정인데, 힘든 부분을 재미를 비롯한 요소를 섞어 빠르게 올리게 하는 것이 ‘멋쟁이 사자처럼’의 역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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