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지혜>의 저자 제임스 서로위키(James Surowiecki)는 저서에서 ‘집단은 집단 내부의 가장 우수한 개체보다 지능적’이라고 말한다. 이는 집단 지성의 대표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효율적인 길 만들어내는 개미
  개미는 집단적 협업을 통해 보다 높은 지능을 보여주는 대표적 생물이다. ‘집단지성’ 개념은 이러한 개미의 사회적 행동을 관찰한 미국 곤충학자 윌리엄 모턴 휠러(William Morton Wheeler) 에 의해 1910년 처음 제시됐다.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도 집단지성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먹이를 발견하고 개미집으로 돌아오기까지 여러 개미가 만들어내는 하나의 길이 가장 효율적인 경로라고 한다. 지표면이 거칠어 속도가 느려지는 구간과 반대로 지표면이 매끄러워 속도가 빠른 구간이 있다면 이들은 속도가 느린 구간의 경로는 줄이고 속도가 빠른 구간의 경로를 늘려 효율적인 경로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사용자 인증이 단어 해독에 쓰여
  누구나 한번쯤 인터넷을 이용하다 자동 가입이나 자동 댓글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뒤틀린 글자를 보고 입력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절차를 ‘CAPTCHA’라고 부른다. 처음에 CAPTCHA는 단순히 입력하는 주체가 ‘사람’임을 확인하는 도구로서만 쓰였다.  

▲ 고전에서 morning이라는 단어가 ReCAPTCHA에 쓰였다.
  하지만 집단지성의 개념이 결합된 ‘ReCAPTCHA’는 단순히 도구로서만 쓰이지 않고 고전 책의 디지털화 작업에도 쓰인다. 카네기멜론대학에서는 이를 이용하여 고전 책들을 디지털화하고 인터넷에 올려 사람들이 읽고 참조하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고전을 디지털화하는 작업 과정에서 책을 스캔해 컴퓨터가 글자를 인식하도록 하면, 스캔 상태가 좋지 않아 결국 사람이 직접 글자를 확인하며 수정해야 한다. ReCAPTCHA는 고전의 내용을 한 단어씩 나누어 CAPTCHA 사용자들이 글씨를 읽고 입력하도록 만들어 고전의 디지털화에 도움을 주게끔 한 것이다.

  단순한 노동력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일을 집단지성이라는 대규모 온라인 협업을 통해 이루어낸 것이다. 개인에게는 한 번에 약 5초 정도의 시간을 들이는 것이지만 매일 이렇게 이루어지는 인증은 약 2억 회라고 한다. 사소한 지성이 모여 큰 결과를 불러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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