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흐름에 따라 유행도 변한다. 2014년 하반기부터 패션 트렌드를 주도한 놈코어 패션은 2015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낯선 용어와 다르게 놈코어 패션은 이미 우리가 사용하는 스타일이다. 놈코어 패션이 시작된 배경과 패션 트렌드로 활성화될 수 있었던 이유를 짚어봤다.

▲ 송유식(사범대 체교10) 씨는 하얀색 맨투맨 티셔츠 위에 검은색 면 재킷을 걸치고 검은색 9부 팬츠를 코디해 놈코어 룩을 완성했다. 심심해 보일 수 있는 맨투맨 티셔츠는 글자가 프린팅된 디자인을 선택했고, 단조로운 패턴을 피하고자 하얀색 시계를 착용했다. 갈색 톤의 무스탕재질의 신발과 회색 양말을 신어 색의 패턴 반복을 피했다. 그는 자연스러운 머리스타일과 맨투맨 티셔츠와 블랙진의 기본 아이템을 이용해 놈코어 패션을 표현했다. 평소 단순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그는 기본 스타일을 이용해 포인트를 주는 방법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KU Style

평범한 아이템으로 악센트
# A씨는 하얀색 무지 티셔츠와 물 빠진 청바지에 스니커즈 운동화를 신고 하얀색 스포츠웨어 로고가 드러난 양말을 신었다.
# B씨는 트레이닝복 바지에 니트를 입었다. 이어 손목에는 화려한 색상의 팔찌를 찼다.
# C씨는 단정한 원피스를 입은 뒤 하이힐에 양말을 신었다. 이어 학과 잠바를 걸친 뒤 학교에 간다.
A 씨는 스포츠 브랜드 로고가 자수된 양말을 스니커즈 운동화와 함께 신었다. B 씨는 트레이닝 운동복에 상의에는 단정한 니트를 얹은 뒤 색상 있는 팔찌로 포인트를 줘 놈코어룩을 표현했고 C 씨는 단정한 원피스 위에 코트가 아닌 학과잠바를 입어 놈코어룩을 실현했다. 평소 놈코어 패션을 즐겨 입는 장명현(문과대 영문12) 씨는 “스타일 자체가 무난하고 간편한 아이템을 이용해 매치할 수 있다”며 “평범한 아이템으로 포인트를 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놈코어 트렌드는 2013년 10월 미국 트렌드 예측 그룹 ‘K-Hole’에 의해 처음 정의됐다. 누구나 한 가지씩 갖고 있는 옷을 이용해(Normal), 평범한 아이템으로 악센트를 줘 자신의 개성과 트렌디함을 표현(Core)한다는 의미이다, ‘일상적인 평범함을 추구하는 패션’을 말하는 ‘놈코어패션’은 일반인이라면 누구나 한 가지씩은 가지고 있는 옷과 액세서리를 이용해 표현할 수 있다. ‘놈코어패션’이라고 불리는 패션아이템들로 △트레이닝 팬츠 △청바지 △스포츠 양말 △면 티셔츠 △스웨터 등이 있다.
‘놈코어 패션’을 완성하기 위해선 ‘놈코어패션’ 스타일을 인지하고, 자신의 색깔의 스타일을 갖추고 옷을 입어야 한다. 패션매거진 보그 임승은 에디터는 “자칫 믹스 매치한 옷을 놈코어 스타일로 오해할 수 있다”며 “놈코어 안에서도 자신만의 스타일과 패션이 있어야 진정한 놈코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디나라(경영대 경영13) 씨는 검은색 브이넥을 포인트로 한 하얀색 브이넥(V-neck) 스웨터에 기본 스타일인 블랙 청바지를 매치했다. 이어 하얀색 면양말에 하이힐을 신어 포인트를 줬다. 방울 모자를 위트 있게 머리에 올려 자신만의 패션 스타일을 나타냈다.그녀는 하이힐에 양말을 믹스매치하고 검은색 블랙진에 기본 스웨터를 이용해 놈코어 패션을 표현했다. 기본아이템인 블랙진과 스웨터에 하얀색 양말을 하이힐에 신어 자신만의 트렌디한 패션 스타일을 만들어 냈다.    사진제공│KU Style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다
사실 놈코어 패션은 이전 패션의 역사적인 배경으로부터 시작됐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패션을 강제적으로 규제했다. 일정량의 배급권을 국민 개인에게 지급해 구매할 수 있는 옷의 양을 제한했고, 각 의류브랜드에 옷의 디자인을 제한했다. 미국 시민은 똑같은 기성복에서 탈피하기 위해 자신만의 아이템을 만들어 포인트를 주려 했다. 안현주(한성대 의생활학부) 교수는 “의생활에 제한을 받으니 사람들은 그 안에서 새로운 스타일을 찾기 시작했다”며 “일상복에서 포인트를 찾으려던 당시 패션들이 현재의 놈코어 패션과 닮았다”고 말했다.
‘오트 쿠튀르’, ‘프레타포르테’의 패션문화 배경에도 놈코어가 있다. 과거 패션쇼에서 등장하는 옷은 일반인이 쉽게 입을 수 없는 옷이었다. 오트 쿠튀르는 고급스러운 소재와 패션 디자인의 예술성에 주안점을 두고 값비싼 옷을 소수만 만들어내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패션쇼에서 등장하는 디자인의 옷이 팔리지 않고, 실제로 입을 수 없는 옷들이 많다는 인식이 퍼졌다. 프레타포르테는 오트 쿠튀르의 패션 디자인에 수정을 가해 대중이 쉽게 접하도록 대중화했다. 디자이너들은 대중이 입을 수 없는 예술성이 높은 옷을 만들기보다는 모두가 입을 수 있는 의상을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SPA브랜드와 밀접해
SPA 브랜드의 디자인에도 놈코어가 담겨있다. 특히 SPA브랜드는 젊은 층을 비롯해 모든 연령층의 패션을 갖고 있어 놈코어 패션을 활성화하는데 영향력이 크다. 안현주 교수는 “SPA브랜드의 옷 스타일이 놈코어 패션을 보여주고 있다”며 “값싸고 다양한 디자인과 옷의 종류로 대중에게 큰 인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웨어의 캐주얼화의 배경에도 놈코어가 있다. 안현주 교수는 “스포츠웨어가 캐쥬얼 스타일로 변하면서 일반 대중들의 패션이 다양화됐다”며 “스포츠웨어를 통해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표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임승은 에디터는 “패션계에서는 2012년 여름부터 스포츠웨어에서 닮은 옷들이 만들어 지기 시작했다”며 “스포츠웨어와 놈코어의 트렌드는 다르지만 스포츠웨어의 캐주얼화가 놈코어의 유행에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마케팅 전략 중 하나
일각에선 놈코어 패션 트렌드의 인기가 높아졌지만 자칫 상업적 마케팅의 일시적인 트렌드 현상일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임승은 에디터는 “트렌드도 중요하지만 마케팅적인 패션 키워드가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며 “놈코어 수식어를 붙이기 위해 옷을 구매하는 소비층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놈코어가 기존의 스타일에 대해 새로운 시각적 분석과 패션업계의 활성화 부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안현주 교수는 “놈코어 스타일은 이전에 있었던 스타일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했다”며 “패션시장의 활성화에 있어 트렌드로서 대중에게 전해지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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