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슬람학생회에서 진행한 문화 세미나 행사 ‘쌀람누리(Salam Nuri)’가 1월 25일 오후 1시 이태원 이슬람중앙성원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히잡 이해 세미나 △할랄(halal) 식사 △히잡 착용 체험 △헤나 체험으로 구성됐다.
▲ 1월 25일 쌀람누리 행사에 참석한 학생들이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장지희 기자 doby@

매달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쌀람누리’는 아랍어로 ‘평화로운 세계’를 뜻한다.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온 무슬림 학생과 한국인 무슬림 학생이 모여 행사를 준비한다. 기획을 담당한 오승언 Core-Arab 대표는 “쌀람누리의 문화 행사와 세미나로 이슬람교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바로 잡고 올바른 인식을 자연스럽게 확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먼저 히잡 소개와 착용 이유 등에 대한 무슬림 학생들의 발표와 무슬림, 비무슬림 간 자유로운 의견 교류 시간이 있었다. 발표는 파트마 베튤(Fatma Betǖl, 서울대 경제13) 씨와 샤히다(Shahida, 건국대 보건환경과학14) 씨가 맡았다.
히잡은 이슬람교에서 창조자에 대한 순종을 의미한다. 또한 샤히다 씨는 히잡은 머릿수건을 쓰고 가슴을 가려 여성으로서 유혹할 수 있는 어떤 것도 보이지 않게 하는 도구라고 설명했다. 그 종류로 히잡(hijab), 니캅(nigab), 부르카(burka), 차도르(chador), 두파따(dupatta)가 있다. 지역과 가리는 정도 및 디자인 등에서 차이가 있다. 샤히다 씨는 “눈을 제외하고 얼굴을 가리는 니캅이나 눈만 내놓고 온몸을 가리는 차도르의 경우 한국에서 ‘무서운 이슬람교도가 쓰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사실 히잡 종류는 개인이 고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튤 씨는 무슬림 여성들이 히잡을 쓰는 것은 무슬림으로서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히잡을 씀으로서 이슬람 교리에 어긋나는 사항인 하람(haram)에 대해 거리를 둘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히잡을 쓰는 것은 무슬림으로서의 삶을 보장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베튤 씨는 “예를 들면 히잡으로 무슬림임을 드러낸 여성은 술집에 가게 되더라도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것을 자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히잡은 무슬림이 서로를 알아보는 역할도 한다. 빨간 히잡을 쓴 터키 여성은 “얼마전 1호선 외대앞역에서 한 사람이 뚫어져라 보더니 ‘앗살라무 살라이쿰’ 하며 말을 걸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그 사람도 무슬림이었고, 히잡을 쓴 내가 자신과 같은 무슬림임을 알았던 것”이라며 “다른 무슬림들을 알고, 친하게 해준 히잡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같은 이슬람 국가라도 히잡에 대한 규정은 나라마다 다르다. 말레이시아 출신 무슬림 포지앗디바(Foziaddiba, 공과대 기계15) 씨는 “말레이시아에서 사춘기 이후 이슬람 여성들은 보통 히잡을 착용해야 하지만 이슬람교도가 된지 얼마 안됐거나 히잡을 쓰면 위험한 상황일 경우엔 히잡을 쓰지 않는 게 허용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란의 경우 히잡 착용은 법에 명문화돼 있어 강제성을 띤다. 한 이란 출신 무슬림 여성은 “이란에서는 종교에 상관없이 모든 국민이 히잡을 써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종교 경찰’이 체포해간다”고 말했다.
행사 프로그램으로 할랄 식사와 헤나 체험, 히잡 착용 체험도 있었다. 할랄은 이슬람 교리에서 허용된 음식 등을 말한다. 무슬림은 고기의 경우 돼지고기를 제외한 고기 중 교리에서 허용된 방법인 할랄 방식으로 도축한 고기만을 먹을 수 있다. 양고기 구이와 감자 샐러드, 야채 스프, 빵 등 다양한 할랄 음식이 제공됐다. 무슬림뿐만 아니라 비무슬림도 삼삼오오 모여 앉아 할랄 음식을 먹었다.
히잡 착용 체험은 비무슬림이 초록색, 하늘색, 점박이 무늬가 있는 빨간색 등 다채로운 히잡을 골라 착용해보는 프로그램이다. 무슬림 학생들은 비무슬림이 히잡을 착용하는 걸 도왔다. 헤나 체험의 경우 비무슬림에게 인기가 많아 줄이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행사에 참여한 박지인(건국대 보건환경과학13) 씨는 “어렸을 적엔 히잡 쓴 외국인이 무섭다고만 생각했는데 무슬림 친구와 함께 이런 행사에 참가해서 이슬람교에 대해 좀 더 이해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딸과 함께 방문한 최애경(여․45) 씨는 “우연히 지나가다 들렀는데 종교를 문화적으로 풀어내 유익했고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2015년 첫 달에 열린 쌀람누리 문화 행사는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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