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처럼 칠전팔기 정신으로 일어나서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할 줄 알아야 합니다.”
한국외대 전 총장인 박철(한국외대 스페인어과) 교수는 지난해에 출범한 한국세르반테스연구소의 이사장이기도 하다. 그는 2004년 서울에서 세계세르반테스학회를 유치해 대회장으로 중책을 맡을 만큼 세르반테스 문학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박철 교수에게 한국세르반테스연구소의 활동과 세르반테스를 읽는 방법을 물었다.

- 한국세르반테스연구소의 설립 목적은
“한국세르반테스연구소는 2014년 11월 첫 출범한 비영리 법인이다. 연구소는 <돈키호테>를 남긴 미겔 데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의 미학과 현재의 의미를 중점적으로 연구한다. 또 국내외에 확산시키기 위한 학술문화 활동을 전개하기도 한다.
현재 국내 유수의 연구자들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또 연구소 고문으로 이문열 작가, 빅토르 가르시아 데 라 콘차(Victor Garcia de la Concha) 스페인 세르반테스문화원장, 호세 마누엘 루시아(Jose Manuel Lucia) 스페인 세르반테스학회장 등이 있다.”

- 세르반테스 문학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세르반테스의 대표작인 <돈키호테>엔 배울 점이 참 많다. 돈키호테는 ‘자유와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산초에게 충고한다. ‘자유’야말로 인간이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가장 고귀한 보물이라는 것이다. 하늘이 내려주는 빵 한 조각을, 하늘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에게도 감사할 필요 없이 떳떳하게 먹는 것이 인간의 가장 큰 행복이라고 역설한다.
또, <돈키호테>엔 눈여겨볼만한 근대 사상과 교훈들이 있다. 돈키호테는 당시 뇌물과 부정한 돈 때문에 자신의 영혼을 팔아먹는 부패한 귀족과 영주들에게 뼈있는 충고를 하기도 한다. ‘땀이 혈통을 만든다’는 돈키호테의 근대사상은 혈통이 혈통을 만들고 세습되던 왕정국가를 부정했다. 이에 인간은 자신의 능력대로 공정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유토피아 국가를 꿈꾸게 됐다.”

- 어떻게 세르반테스를 읽어야 하는가
“칠전팔기의 정신으로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돈키호테, 그리고 산초 판사가 바로 독자 자신이라고 생각해보길 바란다. 꿈과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이다. 자신의 꿈과 희망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불굴의 정신으로 도전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 사회엔 ‘돈키호테’가 많이 필요하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홀로 고독해도 약자를 도우며 불의와 싸울 줄 아는 사람 역시 돈키호테라고 볼 수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한국세르반테스연구소에선 2015년 <돈키호테> 완간 400주년, 2016년 세르반테스 타계 4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여러 사업 계획을 세우고 있다. 6월 초 연구소 주관 돈키호테 400주년 기념 세미나를 시작으로 브라질에서 개최되는 세계세르반테스학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연구 및 학술 행사와 더불어 세르반테스 문학을 알리는 인문학 강좌나 연극, 뮤지컬 및 발레 등의 공연도 기획하고 있다.
한국학자들도 세계세르반테스학회와 연구에서 크게 인정받고 있는 추세다. 한국세르반테스연구소 설립을 계기로 더욱 긴밀한 협력관계가 기대된다. 개인적으로는, 2004년 <돈키호테> 1편을 처음 완역한 후 잠시 중단했던 <돈키호테> 2편을 올해 4월에 출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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