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돌아이가 길을 가다가 아주 큰 금 덩어리를 주웠다. 요리조리 크기를 재어본 돌아이는 너무 나 크기가 큰 나머지 그냥 들고 갈 수가 없음을 확인하고는 누가 가져갈세라 땅속에 묻고는 그 곳에 “이곳엔 금덩어리 정말 없수다”란 팻말을 세우고는 집에 지게를 가지러 갔다.

그곳을 지나가던 조금 더 똑똑한 돌아이-1. 팻말을 의심스럽게 생각하고는 땅을 파본다. 금덩어리를 본 돌아이는 자기가 의심받을 것을 우려한 나머지 거기에 다시 팻말을 세운다. “나 돌아이-1은 절대 금덩어리를 가져가지 않았다”

집에 지게를 가지러 갔던 돌아이, 제 자리에 금덩어리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세제말로, 눈두덩이 뒤집혔다. 나무 망치, 금뱃지로 중무장한  돌아이. 마을로 돌아가 살인 낼 기세로 외친다. “돌아이-1 빼고 금덩어리 빼간 놈 다 나와”

이 뒷 얘기를 상상해본다. 결국 놀랍지만 돌아이는 돌아이-1이 금덩어리를 가져갔다는 걸 알게 된다. 이미 금덩이의 유혹에 빠져든 돌아이는 돌아이-1을 찾아가 피터지게 싸움 한판을 펼친다. 지치기 전 까지, 이성이 지워지기까지, 감성에 취해 주먹질을 날릴 때 까지. 그리곤 늘상 그렇 듯, 친구들을 불러 모을 것이다.“우리는 여기에 금덩이가 누구건지 판가름하기 위해 모였다”며  거수로 누구건지 알아볼 것이다. 거수 결과로 결론은 나고 사람들은 다시 식상한 일상으로 돌아간다

이를 통해 우리는 돌아이의 속성 3가지를 파악할 수 있다. 하나, 돌아이는 무식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그냥 밀어붙이면 된다는 생리에 지배당하고 있다. 마을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 따위는  안중에 없다. 또 하나는 가장 민주적인 친구들이라는 거다. 다수결에 대한 개념이 확실해 可否에 대해 거수, 즉 머리 수로 해결한다.

더욱 흥미진진한 돌아이들의 마지막 속성은 서로 자기들이 굉장히 모자란 돌아이라는 걸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니 돌아이들은 서로 자기가 옳은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이성을 제압당한 체  싸운다.

보통, 정말 보통 사람들은 이런 돌아이들의 이야기를 심심풀이 농담으로 한다. 자기보다 모자란 사람들의 이야기는 삶의 활력소도 되고 이유모를 안도감을 느끼니 말이다. 그대는 어떤가? 그대는 누구의 편인가?

윤수현 취재2부장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