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는 고연전 행사와 관련하여 고대신문의 많은 지면을 할애한 주였다. 탑 기사 역시 고연전 결과 내용이 주를 이뤘다. 올해 양교간의 전적은 다행스럽게도 2승 1무 2패. “다행”이란 의미는 대략 이렇다.

첫째, 고연전이라는 거교적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양교에는 한해 농사를 시작하기도 마감하기도 한다. 그 결과에 따라 그 해 양교간 기 싸움이 비로소 결정되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그에 대한 보상과 질책이 따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에 다행스럽다는 것이다.

 둘째, 고연전 결과 또는 내용을 통해 양교의 학생들은 대리만족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새내기 학번들에게는 더더욱 깊은 감회를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을 줄 안다. 아마도 양교 졸업생들에게는 새내기 때의 생애 첫 번째 고연전을 잊지 못하는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대리만족 속에는 일종의 소아병적인 증후군이 생겨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감도 앞선다. 일종의 그릇된 엘리트 의식의 발아현상이라고나 할까. 무승부로 끝남으로 인해 잘못된 승리 방정식에 도취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또 한번 다행스럽다는 것이다.

 국내 양대 명문사학인 본교와 연세대의 정기전은 3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양교 전통만큼이나 고귀한 고연전. 2003년 정기전은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이미 과거형으로 지나가 버린 지난 2003년 정기전을 계기로 각자의 이면을 반추해 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지역주의, 이기주의, 상업주의 등 과거의 잔재는 우리 주위에도 수없이 많다. 물론 일순간에 떨쳐버릴 수 있는 성격의 것들이 아니다. 하지만,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과 타협하는 자세, 수용하려는 태도 등이 적극성을 보인다면 언젠가는 그릇된 잔재는 청산되리라고 보여진다.

비판 아닌 비판의 글로 비쳐질 수밖에 없는 필자의 넋두리에 삐딱한 시선으로만 보지 말았으면 싶다. 고연전이 양교간 그들만의 정기전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국내 모든 대학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모든 대학의 축제로 승화시킬 수 있는 모티브를 제공할 수 있는 날을 가슴 깊이 고대한다.

향후 본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국제화 기치를 높이 내걸고 세계 속의 고대, 고대 속의 세계로 도약하는 것이다. 일전에 일단의 교직원들은 세계 유수 대학을 벤치마킹한 바 있으며, 그것을 토대로 본교의 진일보한 모습을 설계하고 있다. 오늘도 필자는 본교의 장밋빛 청사진을 그려본다. 

교육 연수팀 직원 주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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