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웹툰의 태동: 스마트 미디어 시대의 총아 ‘웹툰’

 

웹툰은 웹(web)과 카툰(cartoon)의 합성어다. 전문가들은 현재적 의미의 웹툰이 시작된 해로 2003년을 꼽는다. 2003년은 포털 사이트 ‘다음’의 ‘만화 속 세상’ 서비스에 강풀의 ‘순정만화’가 소개된 해다. 웹툰이 등장한 2000년대 초중반은 IMF에 의한 출판 시장의 침체, 인터넷의 급격한 확산으로 수용자들의 미디어 이용행태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재편되고 있던 시점이었다. 다음, 야후, 네이트, 파란, 엠파스, 네이버 등 다양한 포털사들의 난립 속에서 포털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자 했던 포털사들은 킬러 콘텐츠(killer content)가 필요했다. 무료로 제공할 수 있었던 웹툰을 포털사들의 좋은 킬러 콘텐츠였다. 이 시기 포털사들이 경쟁적으로 웹툰을 소개하기 시작하면서 웹툰은 급성장할 수 있었다.

한편, 웹툰은 2010년 이후 스마트폰을 위시한 스마트 디바이스의 폭발적인 확대와 함께 다시 한 번 강력한 성장의 동력을 얻게 된다. 웹툰은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진화와 수용자들의 미디어 이용행태의 변화와 함께 성장해 온 스마트 미디어 시대의 총아(寵兒)이다.

 

2. 웹툰의 시장 현황 : 웹툰 지속적 성장의 열쇠는 ‘2차 수익의 창출’

 

2015년 9월 현재, 웹툰을 만드는 작가 수는 4,661명이고, 이들이 만든 웹툰 수는 5,726편이다. 28개의 웹툰 플랫폼이 존재하는 데, 이 중 상위 5개사의 누적 회원 수는 9,590만 명에 이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수용자들에게 가장 활발히 이용되고 있는 웹툰 플랫폼은 네이버다. 53.6%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다음은 37.3%, 레진 코믹스는 2.8%, 기타 플랫폼은 6.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가장 높은 이용률을 보이는 네이버 웹툰은 하루 평균 600만 명, 월평균 2,00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한편, 전체 웹툰 시장 점유율의 90.9%를 차지하는 네이버와 다음은 무료 웹툰을 중심으로 서비스되고 있고, 레진 코믹스는 유료 웹툰을 중심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웹툰은 대체로 포털을 통해 무료로 서비스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2011년 600억 원대 규모였던 웹툰 시장이 2015년 4,200억 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2016년에는 5,845억 원, 2017년에는 7,240억 원, 2018년에는 8,805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웹툰 생산자들과 유통자들이 1차 수익 창출에 머무르지 않고, 2차 부가가치 수익 창출에 노력을 기울일 때, 1조 원대 시장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웹툰 성장의 열쇠가 웹툰을 활용한 부가가치 수익 창출에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4년 우리나라 웹툰 시장은 2,100억 원 규모였는데, 대부분이 1차 수익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반면, 2015년 웹툰 시장은 4,200억 원 규모로 나타났는데, 이 중 70.23%인 2,950억 원 정도가 1차 수익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즉 올해는 전년 대비 웹툰 시장의 2차 수익이 1,250억 원 증가했는데, 이러한 2차 수익 증가치가 웹툰 시장 규모의 성장을 견인했다.

3. 웹툰 산업의 다각화 현황 : OSMU(One Source Multi Use)에 최적화된 ‘웹툰’ 그러나...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내부자들>, 드라마 <송곳>, 게임 <갓 오브 하이스쿨>의 공통점은 OSMU(One Source Multi Use)에 성공한 웹툰이라는 것에 있다. OSMU는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의 콘텐츠로 개발하여 판매하는 부가가치 확보 전략을 의미한다. OSMU 전략은 최소의 투자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웹툰은 OSMU에 최적화된 원천 콘텐츠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예컨대 웹툰은 일반적 만화와 달리 색(color)을 사용하며, 스크롤을 통한 움직임을 가지고 있어 독자로 하여 마치 영상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연출을 시도함으로써 영화나 드라마, 게임 등 이종 콘텐츠에 활용하기 용이하다. 또한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 있는 웹툰의 경우 대중에게 이미 검증을 받은 콘텐츠라는 측면에서 영화나 드라마 등으로 제작할 때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 내기에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이정기 외, 2014, 재인용).

이와 같은 웹툰의 콘텐츠 경쟁력이 웹툰 기반의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 캐릭터 상품 시장으로의 확장을 가능케 하고 있다. 그러나 앞선 논의에서 확인할 수 있듯 국내 웹툰 산업 규모에서 2차 수익의 규모는 매우 적은 편이다. 결과적으로 국내 웹툰의 OSMU는 시작단계에 불과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우민호 감독의 영화 <내부자들>(2015)은 개봉 1주일 만에 200만 관객을 모았다. ‘19세 이상 관람가’ 영화 중 가장 빠른 속도이다. 내부자들은 윤태호의 웹툰 <내부자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또한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는 6,96만 명의 관객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얻었다. 이밖에 <이끼>(2010), <그대를 사랑합니다>(2011), <이웃 사람>(2012), <연가시>(2012), <26년>(2012) 등의 영화도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다만, <아파트>(2006), <다세포소녀>(2006), <바보>(2008), <순정만화>(2008), <전설의 주먹>(2013), <더 파이브>(2013), <패션왕>(2014), <고양이 장례식>(2013) 등의 웹툰은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즉 절반 정도의 웹툰만이 영화화에 성공한 것이다.

웹툰 기반 드라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TVN의 <미생>(2014)은 평균 시청률 8.2%로 높은 인기를 얻었다. 다만 시청률 3%를 넘은 드라마는 <냄새를 보는 소녀>(2015, 시청률 10.8%), <오렌지 마말레이드>(2015, 시청률 4.9%), <밤을 걷는 선비>(2015, 8.5%) 등에 불과했다. 즉 드라마화 된 8개 웹툰 중 절반만이 드라마화에 성공한 것이다. 이는 성공한 웹툰이라고 해도 반드시 성공한 영화, 드라마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 웹툰 OSMU의 한계를 보여준다.

한편,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의하면 국내 캐릭터 산업 시장은 다른 산업 군들과 비교할 때 가장 높은 연평균 매출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시장이다. 그러나 국내 웹툰 캐릭터 시장은 영화나 드라마 시장에 비해 열악한 상황이다. 예컨대 ‘디바인웍스’사의 웹툰 캐릭터 판매, ‘웹툰 스튜디오’의 웹툰 캐릭터 판례 사례가 존재하지만, 매출액에 있어 성공적인 사업 확장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웹툰 기반 영화, 드라마, 캐릭터 상품의 실패의 원인으로는 웹툰 수용자와 웹툰과 웹툰 기반 이종 콘텐츠의 연계수용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 없이 OSMU를 시도한 상황 등이 꼽힌다(이정기 외, 2014).

 

4. 웹툰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제언

 

웹툰 1조원 시장에 대한 장밋빛 기대가 넘친다. 현실 가능한 전망일까. 필자는 이러한 장밋빛 전망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2가지 기본적 전제가 충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웹툰 자체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웹툰 작가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유롭게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예컨대 웹툰 발전기금을 조성하여 도전적이고 참신한 소재를 가진 신인작가를 발굴,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한 웹툰 유료화 등을 통해 포털 연재가 종료된 작가들의 생존권을 현실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둘째, 현실성있는 사업 다각화 전략의 구축을 위한 업계, 학계, 정부의 공동 전략이 필요하다. 예컨대 보다 실효성있는 웹툰 사업 다각화 성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국내외 웹툰 시장과 웹툰 수용자 분석, 웹툰과 이종 콘텐츠의 연계 수용의도의 예측을 통한 과학적인 OSMU 전략의 구축이 필요하다. 과학적인 OSMU 전략의 부재가 웹툰 기반 영화, 드라마의 절반의 실패, 캐릭터화의 실패를 가져온 핵심적 원인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웹툰 1조원 시장 전망에는 결과에 대한 기대만 있지 방법론과 전략이 부재하다. 보다 실효성있는 웹툰 발전 전략이 수립되어야 할 때다.

 

참고문헌

 

이정기 외(2014). 웹툰 이용동기와 계획행동이론 변인이 웹툰 관련 행동의도에 미치는 영향: 영화관람, 유료 콘텐츠 전환시 이용, 캐릭터 상품 구매의도의 비교. <커뮤니케이션 연구>, 22권 2호, 89-121.

 

이정기 한양대학교 창의융합교육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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