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승범(수학교육과 90학번) 강사가 강의실 칠판에 '고대'를 적고 있다.사진ㅣ서동재 기자 awe@

“너희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주고 싶다.”

공부에 지쳐 나태해진 수험생에게 거침없이 ‘짱구’라는 일침을 가하는 정신교육의 강자. ‘아이스크림 먹고 하자’, ‘고쟁이 안 풀면지옥 간다’ 등의 유행어를 입버릇처럼 말해온 눈썹 없는 선생님. 2014년 새로 배움터 영상에서 첫 등장만으로 화정체육관을 환호성으로 가득 채운 수능 수리영역의 1인자 신승범(수학교육과 90학번) 강사. 인터넷강의 촬영 장소인 중계동 이투스에서 그를 만나봤다.

그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어 수학교육과에 입학해 2학년부터 학원 강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입학할 때부터 학원 강사만을 꿈꾼 것은 아니다. 졸업 후 그는 학교 선생님과 학원 강사 사이에서 진로를 고민했다. “학원 강사만을 한다면 학교 선생님으로서의 경험을 못 해서 후회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졸업 후 사립 고등학교 정교사로 부임했지만, 일방적으로 행정적인 업무를 시키는 수업 외적인 조직생활을 강요해 29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다시 학원계로 돌아갔다.”

그는 강동구의 소규모 학원에서 학원 강사로의 삶을 다시 시작했다. 지금은 수많은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지만, 시작 당시에는 소수를 데리고 수업했다.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꼼꼼한 강의와 문제유형의 분석가로 소문이 나 타 학원으로 스카우트됐다.2009년부터는 인터넷강의 사이트인 메가스터디에서 강의를 시작해 큰 인기를 끌었다.

현 정부는 2007년 사교육비 통계조사가 시작된 이래 2016년이 1인당 월 사교육비가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는 것에 대한 대책으로사교육을 축소하려는 정책을 펼치려고 한다.정부의 사교육 축소 정책에 대해 신승범 강사는 단기적인 결과는 가능하지만 실효성은 없다는 의견이다. 우리나라의 교육체계가 사교육을 만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사교육이 없던 적은 없었다. 어차피한국은 목표하는 대학에 대한 학생들의 수요가 많기 때문에 사교육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는 사교육을 축소하기 위해서는 자습등 공교육을 강화하면 되지만, 이를 위해선먼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원을 늘려야한다고 했다. 그는 “사교육을 축소하려면 야간자율학습을 강화하면 되지만, 이는 선생님들의 희생이 수반된다.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교원을 늘려 한 명의 교원이 적은 수의 학생들을 맡아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사교육 축소를 교육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로삼는 것은 좋지 않다.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목표가 돼야한다.”

신 강사는 지식전달이 아닌 변화를 위한교육철학을 고수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교육은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주는 것이다. 그런 변화의 계기를 줄 수 있다면, 나는 충분히 가르치는 것을 잘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그는 단순히 강의실이라는 틀에서만 활동하지 않는다. 그는 유일한 휴식인 시험 직후에 꾸준히 책을 읽는다. 단순히자기만족에 의한 독서가 아니라 학생들의 정신교육을 위한 소재를 찾기 위해서다. “정신교육은 내가 읽고 감명받은 내용을 발췌해서 많이 활용하고, 최근 6년간은 수험생 또래인내 자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선생으로서 수험생에게 들려줬던 정신교육이 아닌, 대학교 선배이자 인생의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돈이 생기면 서울대는 책을 사고, 연대는 구두를 닦고, 고대는 술을 먹는다고 했다.술을 많이 먹으라는 말이 아니다. 술을 먹는 문화 자체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야. 그때 이야기를 나누고 많은 생각을 했던 것을 나는 좋았다고 생각한다. 사회는 사람과 사람이만들어 간다. 다른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 없이 자기 것만을 고집하는 것은 잘못됐다. 만약 있다 해도 그건 이야기를 통해서 수그러들 수 있다. 술자리의 좋은 점을 계승해그런 점을 배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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