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효일 교수. 사진ㅣ서동재 기자 awe@

“끝까지 열심히 하라.” 장효일(생명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인터뷰 내내 강조한 말이다. 그는 마지막까지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은 교수로 남고 싶다고 했다. 연구실에는 29년 동안 치열하게 달려온 시간의 흔적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산처럼 쌓여 있는 빛바랜 책무더기를 치우고 의자를 놓아 간신히 앉을 자리를 마련한 후에야 장 교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장효일 교수는 본교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유전공학과장, 생명과학대학장을 지내며 학부생 시절부터 47년 동안 안암골을 지켜온 ‘고대맨’이다. 1988년 유전공학과 교수로 임용된 장 교수는 유전병 치료를 위한 벡터 개발에 필요한 시스템과 자연에 존재하는 물질로부터 위염 및 위궤양 치료제를 추출하는 연구에 주력해 11편의 관련 특허를 등록했다. 연구활동뿐만 아니라 학회활동에도 적극 참여하여 2014년에는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장으로 선출됐다.

정년퇴임식을 끝으로 교정을 떠나는 장효일 교수는 후배들에게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장 교수는 “고려대가 너무 평온하다”며 학문적 열정이 실종된 학교의 현실에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특히 자리만 지키고 있는 일부 교수들과 학교의 옛 명성에 묶여 나태해진 일부 학생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그는 후배 교수들이 교수로서의 양심을 지키며 살아가길 바란다며 “교육과 연구 어느 것 하나도 쉽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학생들은 고려대라는 이름에 묶이지 말고 끊임없이 공부에 정진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학교 본부 역시 교수와 학생이 보다 열심히 할 수 있도록 교수 임용기준과 학생 졸업기준을 강화하는 등 자극을 통해 우리 학교가 발전할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고대의 일원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학생, 교수, 학교가 삼위일체가 돼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야 세계적인 대학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끝까지 열심히 했던 교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장효일 교수는 “1인자는 아닐지라도 최선을 다해 연구했고, 학회장과 학장으로서도 맡은 바 소임을 다했다”고 지난날을 회고했다. 이 말을 뒷받침하듯 그는 올해에 3편의 논문을 발표한다. 장 교수는 우리 사회도 시작보다 끝이 더 중요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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