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가 말한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을 현대적 의미로 해석하면 <너의 뇌를 알라>라는 말일 것이다. 이제, ‘뇌과학’이 현대 ‘인간과학’의 중심에 자리 잡게 되었다. 뇌는 인간 실체를 표현하는 유일한 기관이기 때문에 ‘나는 뇌이며 뇌가 나인 것이다.’


앞으로 두 가지 문제가 과학적 첨단 과제가 되리라고 예견되고 있다. 하나는 우주연구이고 다른 하나는 소우주인 우리 뇌의 신비를 밝히는 연구이다. 우주의 신비도 뇌가 밝히기 때문에 뇌 연구는 과학의 마지막 도전과제 (Final Frontier Science)가 되고 있다.


뇌과학 연구에 새로운 연구 기법들이 많이 도입됨으로서 혁신적인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유전자를 연구하는 분자생물학의 발전으로 미지로 남아있던 신경정신기능 유전자와 뇌질환유전자를 포함한 인간의 모든 유전자가 ‘인간게놈프로젝트’에 의해 규명되고 있다. 또한, 최근 첨단 공학기술의 발전에 힘입어서 뇌의 형태와 회로는 물론 기능까지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자기공명영상기법(MRI)과 양전자방출단층촬영술(PET)이 개발되어 뇌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영상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여기에 철학, 심리학 등의 인문사회과학(인지과학)과 인공지능, 로봇을 연구하는 공학 분야가 밀접하게 연계됨으로써 인류최후의 도전과제인 ‘뇌지도작성(Brain Mapping)’을 포함한 뇌연구는 <융복합연구>의 대표적인 예가 되어 급속한 발전을 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인간이란 무엇이냐”라고 하는 인간 정체성 연구는 물론 인류 100세 시대 도래에 최대의 장애가 되고 있는 치매와 같은 뇌질환 연구, 인간의 뇌를 닮은 신경컴퓨터, 신경 로봇 (Neurorobot) 개발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미래 인류 사회는 혁명적으로 변화될 것이다. 생각하고 공부하는 모든  활동은 뇌에 의해서 이루어지며 뇌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공부하는 능력도 다르다. 즉 ‘뇌가 공부하는 주체’이다. 따라서 뇌를 알고 교육을 시키는 일이 아주 중요하다. 어린 아이들의 뇌는 성인 뇌의 25%에 불과하고 한꺼번에 발달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에 따라서 부위별로 발달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어린아이의 모든 뇌 부위가 성숙되어 어른의 뇌처럼 가르쳐 주기만 하면 어떤 내용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것처럼 무분별하게 선행교육을 시키고 있다.


전선이 가늘게 연결되어 있는 경우 과도한 전류를 흘려보내면 과부하 때문에 불이 일어나는 것처럼 뇌가 아직 성숙되지 않았는데 과도한 선행 교육을 시키게 되면 뇌발달장애로 과잉학습장애와 같은 각종 스트레스 증세가 나타나게 된다. 최근 연구를 통해 뇌부위별 최적의 뇌발달시기가 알려졌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최적의 적기교육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즉, 인간성과 도덕을 담당하는 전두엽은 유아시기에 빠르게 발달하기 때문에 유아시기에는 수학, 영어 교육보다 인성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유아시기에 인성교육을 시작하지 않고 이후에 시작하면 효과가 많이 줄어든다. 따라서 ‘세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이 뇌과학적으로 맞다. 이에 비해 언어의 뇌는 초등학교 때 빠르게 발달하므로 국어, 영어 교육은 유아시절보다 초등시기에 본격적으로 시키는 것이 좋다. 이와 같이 최근 ‘뇌교육’이 중시되고 있다.


경제 및 법행위는 선택, 결단의 뇌 메커니즘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신경경제학(Neuroeconomics), 신경법학(Neurolaw)과 신경윤리학(Neuroethics)’이 새로이 발달하고 있으며 미관만 보는 천편일률적인 건축물보다 뇌기능을 좋게 하는 쾌적한 건축물을 연구하는 ‘신경건축학(Neuroarchitecture)’(창의 기능을 증가시키는 건축물)이 새로이 부각되고 있다. 창조는 뇌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창조경제의 핵심은 뇌이며 앞에 언급한 새로운 뇌관련 분야와 직업의 창출일 것이다. 이에 선진국들은 뇌연구촉진법과 대형 뇌프로젝트를 만들어 뇌연구에 집중 투자하여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서유헌 가천대 뇌과학연구원 원장·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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