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말이 무성했던 제4이동통신의 탄생이 불투명해졌습니다. 불투명하다기 보다는 아예 출범 자체가 안 될 것으로까지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모바일 광개토플랜에 의한 주파수경매가 눈앞으로 다가 왔습니다. 이번 주파수 공매로 잉여주파수가 기존 통신3사에게 나누어 진다면, 후속사업자가 출범한다 하더라도 입지가 많이 좁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데이터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는 신규사업자에게는 더욱 어려운 입장에서 경쟁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과거 정부에서는 선거공략으로 내세웠던 통신비 인하에 대한 후속책으로 추진하였으나, 현 정부에 들어서면서 최고 정책결정권자들이 제4이동통신의 설립추진이나 통신시장의 활성화 정책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을 만큼 정치권의 의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통신3사의 과점 상황은 자율경쟁시장의 형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이에 따른 피해와 부담은 소비자의 몫인 것입니다. 

  공기업이었던 KMT가 불과 4200억원이라는 가격으로 팔린 SK텔레콤은, 수십년간 SK그룹의 cash cow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 왔을 뿐만 아니라 SK그룹의 Hynix를 인수하는 데에도 혁혁한 공로를 하였습니다. 타 통신사 대비 수배의 인건비를 지출하는 방만한 경영과 불필요한 무작위 투자로 엄청난 투자손실을 초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굴지의 통신사로 군림하고 있는 KT 역시, 모든 국민이 막대한 통신비를 부담함으로써 버텨 주고 있습니다. LGU+ 역시, 비대칭규제를 통한 통신비 인하라는 본연의 임무를 내어 버리고, 정부의 정책을 자사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에 역으로 이용하였습니다. 

  더욱이, 우리나라 고유의 세계 최고의 기술인 WiBro를 헌 신발처럼 내팽겨치고, LTE를 활성화 시켜 대한민국의 국익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으며, 통신소비의 선진국이 아닌 통신기술의 선진국으로 자리 매김할 기회를 영원히 놓쳤습니다. 현재의 정치권이 부르짖고 있는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것도, WiBro의 국내 활성화와 통신기술 수출의 세계화에 집중했다면, 최소한 수백만 이상의 엄청난 규모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이익의 절정을 추구하는 절대적 과점구조를 타파하고, 외부적으로는 대한민국이 세계의 정보통신을 이끌게 하고, 내부적으로는 모든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최고의 통신서비스를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대한국민의 복지통신을 실현하려면, 통신서비스시장의 자유경쟁체제를 구축하여야 합니다. 굳이 제4이동통신사가 아닌, 제5, 제6, 제7의 통신사들이 탄생되어 서로의 독특한 운영과 서비스로서 승부를 보는 상황이 만들어 져야 합니다.

  정부는 대기업 위주의 기간통신사업자 선정기준을 혁신하여, 막대한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서비스제공계획을 가진 사업자들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여야 하며, 관리위주의 체계에서 정책 가이드 입장의 체계로 변화 되어야 합니다.

  또한, 자본력을 가진 기존 통신3사의 이익분할과 한정된 주파수자원가격만을 높이는 형태인 현재의 주파수경매제도를 개선하여 새로운 서비스창출과 기술혁신, 그리고 국민의 복지통신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선회하여야 할 것입니다.

  자유경쟁의 체계 속에서 다양한 창조적 사고를 가진 서비스와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창의적인 개인과 기업의 자생적 발전을 도모한다면, 정보통신 분야의 천부적 자질을 타고난 대한민국은 국가의 발전은 물론 인류의 행복에도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한현배 전국 통신소비자 조합 이사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