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학번으로 고대신문의 오랜 독자를 자처하는 학우이다.

오랫동안 고대신문을 봐왔으나 최근 보이는 고대신문의 편집 및 제작의 ‘어떤 경향’이 의심스럽고 그리 썩 유쾌하지 않다.

본교 내에서 가장 가독성 높은 언론 매체가 고대신문이라는 점은 신문 편집진 내에서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또 고대신문은 우리나라의 대학신문 중에서 재정을 비롯한 하드웨어나 인프라가 매우 잘 구축되어 있어서 그 환경이 제법 행복한 신문임도 분명하다. 그만큼 고대신문 기자들이 가져야할 고민과 사색은 내가 미처 알지 못하는 많은 내외부의 제약과 고충에도 불구하고 그 시야가 넓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 기억으로 고대신문은 아이템 중심으로 저널리즘을 지향하는 방향성이 강하여 고대신문의 1면의 필진과 깊이가 대학신문임을 고려치 않는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작년부터는 시사적인 쟁점들과 사회적 갈등 지점들이 종종 1면을 장식하는 것을 흥미롭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리고 외부 기고자들의 글이 줄어들고 기자들의 글의 비중이 높아지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러나 최근 고대신문은 가독성을 고려해서인지 특집이나 기획기사, 주제탐구에 대한 고민의 깊이는 엷어지면서 신문의 1면 탑 기사가 마치 학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그래도 옮겨 놓은 듯한 기사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는 단지 그 기사들의 중요성을 감안하더라도 고대신문의 성격이 학교 홍보지로서의 성향이 짙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고대신문 제작에 있어서는 여러 계층의 학내 구성원들이 많은 제언과 간섭이 있을 줄은 짐작되지만 대학 자치언론이 그리고 고대신문이 놓치지 않아야 할 많은 고민과 실험들을 방치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짧은 글이지만 글의 논지는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대학언론의 정방향을 찾기 위한 고대신문 기자들의 노력에 건승을 기원한다.

주누 (인터넷 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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