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선수가 아닌 일반인이 도핑테스트를 받는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양성 판정을 받을 수도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물품 중에도 금지약물 성분이 들어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쉽게 찾을 수 있을 만큼 금지약물은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 그래서 선수들은 의도치 않게 금지약물 복용자가 되기도 한다.

▲ 흔히 사용하는 복합 마데카솔 연고에도 금지약물 성분이 들어있다. 사진 | 김주성 기자 peter@

국민 연고에도 있는 금지약물 성분
  피부에 상처가 났을 때 흔히 바르는 연고인 ‘복합 마데카솔’과 ‘후시딘 히드로’ 연고에도 금지약물 성분이 들어있다. 두 연고에 들어있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성분은 몸의 면역과 대사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지만 스테로이드 호르몬이기 때문에 근육향상에도 영향을 미쳐 금지약물로 분류된다. 실제로 연고가 피부를 통해 흡수돼 혈액까지 도달하는 건 사실상 어렵지만 사람마다 약물 성분이 흡수되고 배출되는 시기가 달라 안심할 수는 없다. 내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의사 A 씨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는 엄연한 스테로이드 호르몬이여서 체내에 남아있으면 도핑테스트에서 걸린다”며 “연고 안에 포함된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성분은 극소량이기 때문에 양성이 나올 확률은 극히 적지만 스포츠 선수라면 조심해야한다”고 말했다.

  털이 부족해 고민인 사람들이 사용하는 발모제에도 금지약물 성분이 들어있다. 작년 6월 제주유나이티드 강수일 선수는 발모제를 발랐다가 도핑테스트에 걸려 출전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발모제에 들어있는 메칠테스토스테론은 근육을 늘려 힘을 키우는 데 탁월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의 일종으로 스포츠 선수에겐 절대적으로 금기시되는 약물이다.

  운동하는 사람이라면 쉽게 접할 수 있는 단백질 보충제에도 금지약물 성분은 함유돼있다. 단백질 보충제 중 일부엔 스타노조롤 역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의 일종이어서 스포츠 선수라면 멀리 해야 한다. 실제로 한화 이글스의 최진행 선수는 작년 5월 체내에서 스타노조롤이 검출돼 5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지인으로부터 받은 외국계 단백질 보충제가 원인이었다.

한약재와 다이어트 약품에서도 검출돼
  일부 한약재 중에서도 금지약물 성분이 나온다. 감기와 두통, 전신통, 심지어 다이어트까지 효과가 있는 마황엔 금지약물 성분인 에페드린이 있다. 에페드린을 섭취하면 교감신경을 자극해 심장박동수가 증가하고 기관지가 확장돼 잠재된 에너지 분출에 효과적이다. 또한 운동을 하고 느끼는 피로감에 있어서도 피로 감소효과가 있다. 하지만 선수가 한약 때문에 도핑 테스트에 걸리는 경우는 흔치 않다.
동경한의원 김성경 원장은 “고농도로 처방되는 다이어트 약의 경우에도 에페드린 양은 하루 평균 61mg 정도로 많지 않고 감기약은 이보다도 훨씬 더 낮은 농도여서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김 원장은 “만약 선수가 마황이 들어간 약을 복용했더라도 단기간 복용 시 3~4일, 장기간 복용 시 6~7일 정도 복용을 중단한다면 도핑테스트에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일반 다이어트 약품에도 금지약물 성분이 섞여있다. 작년 4월 배구선수 곽유화가 다이어트 약을 복용하다 금지약물인 펜디메트라진과 펜메트라진이 검출돼 잠시 코트를 떠나있던 사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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