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뒤집어 봅시다. 고구려와 발해는 광활한 동북지역을 지배한 역사를 갖고 있어요. 그동안 우리는 이 역사를 잊은 채 협소한 틀 속에 갇혀있던 것은 아닐까요.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적 현장을 보여주면서 젊은 사람들에게 진취적인 사고와 마인드를 심어주고 싶습니다.” 

  지난 11월 24일에 개봉한 역사 다큐영화 <나의 살던 고향은>을 제작한 감독이자 인문학 강의 플랫폼인 ‘후즈닷컴’ 대표인 류종헌(신문방송학과 84학번) 교우는 본인에게 고구려와 발해란 어떤 의미인지 설명하면서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류 대표는 당시 촬영 현장을 떠올리며 도올 김용옥 선생과 함께 그 역사적 현장을 늦게 찾아간 것에 한탄했다.

 

▲ 류종헌 감독은 젊은 친구들이 고구려와 발해의 진취적인 마인드를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 | 김주성 기자 peter@

  류종헌 대표는 때마침 도올 김용옥 선생이 고구려 역사 유적지를 답사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록물로 남기고자 동행했다. 류 대표는 고구려와 발해의 흔적을 직접 보고, 도올 선생의 해설을 들으며 그동안 몰랐던 고구려와 발해의 실체를 확인했다. 특히 그는 고구려 도읍지인 흘승골성(오녀산성)과 광개토대왕비의 위용에 압도된 경험을 소개했다. 가파른 흘승골성에 올라 고구려인들이 살았던 흔적을 보니 주몽신화로 배운 고구려의 탄생과정이 단지 상상 속의 이야기가 아니며, 광개토대왕비는 거대한 크기와 반듯이 새겨진 글씨로 사람을 압도한다는 것이다. “남북이 분단된 현실에서 우리는 고구려와 발해를 잊은 채 살았죠. 하지만 역사적 발자취를 두 눈으로 확인하니 이제야 그 지역을 지배한 한민족의 진취적 기상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류종헌 대표는 최근 논란이 되는 국정교과서 문제에도 입을 열었다. 특히 류 대표는 정보화 시대에선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쉽게 접할 수 있는데 어떻게 한 방향으로만 정해진 사관을 가르치려 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역사적 미화를 떠나 현 시대에 국정교과서를 기획하고 실행에 옮기려는 발상 자체가 비상식적이죠”

  류종헌 대표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MBC 예능PD로 입사해 인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하지만 입사한 지 8년 만에 MBC를 박차고 나왔다. 소비자에게 영상을 직접 제공하고 싶다는 꿈이 생겨서다. 류 대표는 지속해서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소재로 인문학을 선택했다. 그는 대중성에서 경쟁력을 갖춘 도올 김용옥 선생을 초빙해 철학 강연 시리즈를 만들고 있다. “최종 꿈은 후즈닷컴을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만의 영상을 제공하는 생태계로 만들고 싶어요. 여러 IPTV업체에서 제가 축적한 영상을 구매하겠다고 제의했지만 거절했어요. 단순 Provider(제공자)로 남고 싶지 않아요. 후즈닷컴이 자생력을 갖출 때까지 버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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