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이 잔뜩 낀 날이었다. 지난 6일 민주광장에서 제49대 서울총학생회 이음줄의 주요 공약이었던 교육권리 찾기 운동 ‘어울림’ 총궐기가 진행됐다. 이번 교육권리 찾기 운동은 단과대 별로 요구안을 수합해 개진한다는 점에서 지난 교권투쟁과 차별을 뒀다. 하지만 학생들의 관심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했다.

  교육권리 찾기 운동은 매해 총학생회의 우선순위 공약으로 꼽히곤 한다. 작년 4월, 제48대 안암총학생회 별:자리는 교육권리 찾기 운동 ‘Why Not?’을 통해 학생들의 목소리를 한데 모았다. 250여 명의 학생들로 이뤄진 파란 물결은 민주광장에서 본관 총장실까지 흘러들어 총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굳게 닫힌 대문은 말이 없었다.

  이음줄의 ‘어울림’ 총궐기는 민주광장에 무대를 설치해 단과대 학생회장들이 요구안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차가운 민주광장 바닥에 앉아 단과대 대표자들의 울분에 찬 목소리를 듣고 있던 100여 명의 학생들은 대다수가 학생회 일원들이었다. 일부 참가자들은 학생처로 찾아가 구호를 외치며 학생과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노력해보겠다’ 뿐이었다.

  총학생회는 교권 운동 때마다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학교에 전하지만,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학생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학교. 공허한 요구를 외치는 총학생회. 매년 반복되는 엇갈린 쳇바퀴 속에 학생들의 기대치는 점점 낮아져만 간다.

학생처를 내려오던 학생들은 구겨진 팜플랫을 손에 쥔 채 씁쓸히 웃음 지었다. 올해의
교권운동도 이렇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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