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공명규 기자, 그래픽| 이혜원 기자, 사진제공| 콤피펫택시, 볼레디

 #추승민(여·52) 씨는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반려견의 간식과 사료를 구매한다. 대형마트보다 사료의 종류가 다양해 온라인 쇼핑몰을 꾸준히 이용 중이다. 여러 사료 중에서도 친환경 기업에서 만든 유기농 간식과 고급 사료를 고집한다. 그에게 반려견의 건강을 위해 비싼 사료를 사는 돈은 전혀 아깝지 않다.

 

 반려동물을 삶의 동반자로 바라보는 시선이 늘면서 반려동물의 색다른 먹거리와 용품들이 신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반려동물용품과 사료가 다양화, 고급화되고, 펫택시, 헬스케어용품 등이 새롭게 등장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반려동물 공원 설립과 박람회 개최 등을 추진하며 반려동물 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한호재(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기업에서는 다양한 반려동물 사료·용품 개발, 대학에서는 반려동물관리사, 행동교정사, 매개치료사, 동물간호복지사 등의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앞으로 반려동물 산업은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엔 6조원 규모, 가파르게 성장 중

 최근 반려동물인구가 증가하며 반려동물 산업 또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2조 8000억이고, 2020년엔 5조 8000억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의 증가와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를 산업 성장의 원인으로 꼽았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5년 1인 가구는 520만 가구를 넘어 전체 가구의 27%를 차지했다. 이는 앞으로 더욱 증가해 2020년엔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호재 교수는 “반려동물을 통해 외로움을 해소하는 1인 가구의 증가가 반려동물 산업 성장의 원동력”이라며 “반려동물 산업은 규모가 커짐에 따라 더욱 다양화, 전문화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산업의 시장규모가 커지자 정부 역시 반려동물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작년 7월 정부는 반려동물 산업을 5대 신산업 육성 방안에 포함했다. 그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에선 △반려동물 생산업 기준을 별도 마련 △시설개선 자금을 지원하여 생산업 양성화 유도 △반려동물을 위생적인 환경에서 체계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기준 마련 등의 구체적 방안을 발표했다.

 

기존 사업 보완하고 다양해진 산업

 반려동물이 가족의 구성원으로 자리 잡으며 반려동물의 건강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이 새롭게 등장했다. 사료업체 ‘망고쿠로’는 반려동물의 건강을 고려한 자연식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망고쿠로의 자연식과 수제 간식은 기존의 건사료와 달리 화학 약품이 들어가지 않는다. 망고쿠로 조관희 대표는 “자연식을 먹은 개가 기존의 건사료를 먹은 개보다 더 건강한 것을 보고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그만큼 반려동물 수제 간식 시장도 함께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의 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정보통신기술이 접목된 헬스케어용품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개발된 헬스케어용품은 앱과 기계를 이용해 반려동물의 건강을 효과적으로 관리한다. 벤처기업 볼레디는 기존 공놀이 기구의 볼 슈팅 장치와 급식장치를 융합해 새로운 놀이 기구를 만들었다. 볼레디 박승곤 대표는 반려견을 기르면서 자신이 겪었던 어려움을 떠올려 사업을 구상했다. 박승곤 대표는 “강아지를 키우는데 밖에 나가면 강아지만 집에 남아 안타까웠다”며 “볼레디를 통해 반려동물이 공놀이에 대한 보상간식을 선택할 수 있고, 사람이 집을 비웠을 때도 급식과 공놀이 기구를 통한 운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을 위한 특별한 택시 서비스도 등장했다. 기존의 택시요금보다 더 비싸지만 배변 패드를 무료로 제공하거나 중·대형 동물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펫택시 업체들은 최근 반려동물과 함께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으로까지 소비자의 범위를 확대 중이다. 콤피펫택시 임선빈 대표는 “해외 이동 에이전시들과 협력해 외국인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반려동물의 응급상황을 대비해 동물병원의 위치와 특징을 숙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로 고급화, 대량 생산·유통 가능

 대기업 역시 소비자의 수요에 따라 더 좋은 먹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대기업은 큰 자본을 바탕으로 고급 사료와 용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다. 2014년 CJ제일제당이 브랜드 ‘오네이처’로 반려동물 산업에 뛰어들었고, LG생활건강과 풀무원이 뒤를 이었다. LG생활건강은 작년 8월 애견샴푸 ‘오스 시리우스’로 시작해 올해 2월 고급 사료인 ‘시리우스 윌’을 출시했다. LG생활건강을 비롯한 대기업은 사료와 용품의 고급화 전략을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겠다는 입장이다. LG펫케어 마케팅팀 백지연 씨는 “소비자들이 동물을 애완이 아닌 동반자로 생각하고 있다”며 “원료뿐 아니라 제조, 생산, 유통의 전 단계를 LG생활건강의 제품 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전하게 관리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대량 유통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싼값으로 사료와 용품을 제공하는 온라인 상점도 늘어났다. 규모가 작은 개인 쇼핑몰과 달리 인력이 많다는 점을 이용해 11번가와 이리온몰 등의 대기업 온라인 쇼핑몰은 낮은 가격과 더불어 빠른 배송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리온 유용현 과장은 “저렴한 가격과 빠른 배송 서비스가 지속된 것이 가장 큰 성장요인인 것 같다”며 “반려동물 산업의 성장과 맞물려 시너지가 극대화됐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쇼핑몰은 최근 소비자들의 높아진 동물권 인식을 반영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11번가의 경우 반려동물용품을 판매해 얻은 이익 일부를 유기동물 보호단체에 기부하는 등 반려동물 인구를 위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고, 롯데마트 펫가든은 내년 초까지 동물 분양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한호재 교수는 “반려동물 산업 규모가 커질수록 동물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며 “생명과 동물권을 존중하는 문화와 함께 반려동물 산업의 조화로운 성장, 발전은 인간과 더불어 반려동물의 삶을 윤택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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