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황한슬(여·23) 씨, 정하지(여·24) 씨, 김미선(여·24) 회장, 임수빈(여·22) 부회장. 각기 다른 계기로 들어와 동물권 증진이란 한 가지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 김혜윤 기자

 “저희 동아리 이름은 말 그대로 동물의 친구란 뜻이에요!” 대학생 동물보호 연합동아리 ‘애니메이트’는 지난 2010년 설립돼 현재 200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된 동아리다. 동물권 증진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애니메이트는 매주 토요일마다 동물보호소를 찾는다. 올해 6월에는 신촌에서 사진과 동물들의 사연을 같이 전시해 사람들에게 유기동물의 삶을 공감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처럼 애니메이트는 동물들을 직접 만나보며 동물권 증진을 위해 노력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꼭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지 않아도 된다. 작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정하진(여·23) 씨는 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다. “동아리에 들어오기 전 혼자 동물권을 공부하면서도 동물들을 실제로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애니메이트를 하면서 동물들과 직접 만나 서로 교감하며 이해할 수 있어 좋아요.”

 애니메이트는 동물권을 주제로 다룬 영화제를 비정기적으로 개최하기도 한다. 김미선(여·24) 회장은 2016년에 진행했던 영화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영화제에서 ‘잡식 가족의 딜레마’를 상영했는데 이를 보고 공장식 축산업을 가축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었어요.”

 애니메이트 회원들은 봉사활동을 하며 피로해진 몸을 동물들에게 위로받는다고 말했다. 정하진 씨는 유기동물보호소에 있던 강아지에게 감동 받은 기억을 웃으며 말했다. “봉사활동에서 만난 강아지가 처음에는 저를 굉장히 경계했어요. 하지만 학기 말이 되니 저에게 먼저 다가오더라고요. 그때 동물과도 감정의 교류한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애니메이트의 봉사지인 동물보호소에는 파양된 동물들이 대부분이다. 애니메이트 회원들은 반려동물 입양을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을 당부했다. 임수빈(여·22) 부회장은 반려동물은 사람보다 빨리 늙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힘을 주어 말했다. “동물은 시간이 지나며 빠르게 변해요. 나이가 들고 병을 얻기도 하죠. 건강하고 귀여운 모습만 보지 말고, 아프고 늙었을 때의 모습도 고려해 신중하게 입양했으면 좋겠어요.” 김미선 회장은 SNS에서 동물의 예쁜 모습만 보고 동물을 입양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SNS에는 보호자가 동물에게 얼마나 많은 시간을 쓰는지 나와 있지 않지만, 동물을 양육하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반려동물의 체질과 성향 등 보호자가 신경 써야 할 사항이 매우 많거든요.”

 애니메이트는 최근 문제가 되는 동물카페에 대해서도 생각을 전했다. 황한슬(여·23) 씨는 동물카페가 동물의 보호자를 찾아주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동물카페는 동물을 이용해 수익을 올리는 것에만 급급한 모습이 아쉬워요. 해외의 동물카페는 유기동물이 보호자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에요. 수익을 위한 사업이 아니죠.” 정하진 씨는 동물카페를 비롯한 동물 산업계에서 동물권을 증진하기 위해 천천히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물권은 의류나 식문화와 관련돼 있어 당장 바꿀 순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보다 동물권 인식이 높은 미국에서도 법을 제정할 때는 ‘암컷 돼지가 새끼를 가졌을 때 수술하지 않을 것’ 등 상식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부터 천천히 제정하고 있거든요.”

 “우리나라에서 동물권이란 단어가 공론화되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해요. 옛날에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노예 제도, 아동 노동이 없어졌듯이 사람들의 동물권에 대한 인식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생각해요.” 동물권 인식이 아직 반려동물에게만 한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에 대해선 임수빈 부회장이 아쉬움을 토로했다.

 “동물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할 때 그것이 반려동물에만 한정 된 것 같아 아쉬워요. 축산업과 실험동물의 동물권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이뤄질 필요가 있어요.” 애니메이트는 올해 반려동물뿐만 아닌 모든 동물의 동물권 증진을 위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실험동물과 가축 동물도 포함될 수 있도록 켐페인의 활동을 넓히겠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동아리 회원이 아니더라도 가능한 많은 사람과 함께 하도록 SNS를 활용할 예정이다. “동물권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던 분들도 동물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만들고 싶어요. 많은 사람이 동물권에 대해 실태를 파악하고 저희와 함께 관심을 가지길 희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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