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 박주혜 기자 joohehe@

 본지는 13일부터 17일까지 본교생들의 명절 유형을 파악하기 위해 17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9월 24일, 고연전은 아쉽게 끝났지만 꿈만 같은 긴 연휴가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9월 30일 토요일부터 10월 8일 일요일까지 마라톤 연휴가 시작된다. 과연 고대생들은 이번 추석 연휴를 어떻게 보낼 계획일까?

 

고향형(62%)
고향에서 친척, 가족과 명절을 지내는 유형

 #1. 박민소(문과대 사회17) 씨의 고향은 강원도다. 평소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고향에 내려갈 기회가 좀처럼 나지 않았다. 그러다 이번 추석 연휴에 비로소 고향에 내려가 보고 싶었던 가족들의 얼굴을 실컷 볼 수 있게 됐다. 가족들이 모두 흩어져 살기에 명절은 가족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특별한 날이다. 특히 박민소 씨의 집이 큰집이기에 명절날이면 일손도 많이 필요하다. 박 씨는 “가족들과 함께 거실에 앉아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것만 상상해도 설렌다”며 “명절마다 고향이 주는 따듯한 분위기에 취해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추억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2. 최윤정(미디어 15) 씨 역시 명절날 가장 즐거운 시간은 가족들과 못했던 얘기를 나누거나 외식을 할 때다. 하지만 그에게 명절은 가족을 만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최 씨 가족은 명절 때마다 차례를 지낸다. 최 씨는 “명절에 차례를 지내는 것은 전통적인 가치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인 것 같다”며 “차례를 지내기 위해 남성과 여성이 모두 가사노동을 한다면 충분히 지킬만한 전통의 가치”라고 말했다. 또한 최 씨는 “친척들끼리 모여 조상을 기린다는 것은 형식에 상관없이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74명의 학생 중 이번 추석 연휴에 고향을 찾는 학생은 76%(133명이었고, 이 중 대다수인 98명이 가족, 친척을 만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민족 대명절’이라 불리는 추석. 고향에 내려가는 학생들은 고향에서 가족, 친척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이들에게 명절은 아직 따뜻한 고향의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먼 고향이지만 학생들의 마음은 벌써 고향에 도착해 친척들을 반길 준비 중이다.

 

생계형(6.9%)
아르바이트, 과외 등 일을 하는 유형

 #1. 송준호(보과대 보건정책15) 씨는 추석 연휴에도 아르바이트를 계속할 예정이다.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없어 아쉽지만 평소보다 급여가 높아 생활비를 위해서는 아르바이트를 뺄 수 없다. 송 씨는 “연휴에 노는 것보다 돈을 버는 일이 더 보람찰 것 같다”며 “명절 이후에도 계속 일을 할 텐데 연휴 때문에 페이스를 잃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시작했다. 알바천국이 8월에 16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전국 아르바이트생의 30%가 추석 연휴 아르바이트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휴 기간 아르바이트가 평소보다 급여가 높기에 인기를 끌고 있다. 잡코리아 안수정 과장은 “실제로 추석 연휴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는 구직자가 하루 평균 2400명이 넘는다”며 “명절 연휴의 아르바이트는 업무가 평소보다 적고 상대적으로 급여가 높아 많은 구직자가 희망한다”고 말했다. 최근 아르바이트 사이트는 추석 연휴를 노려 학생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카페와 선물 포장 아르바이트에 대한 정보를 우선 제공하며 구직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다양한 일자리가 평소보다 더 높은 급여와 함께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가족들도 보고 싶고, 몸도 힘들겠지만 아르바이트를 통해 번 돈이 입금됐을 때 피로는 눈 녹듯 사라질 것이다.

 

여행형(4.6%)
국내외여행을 떠나는 유형

 #1. 정진형(의과대 의학과13) 씨는 이번 추석 연휴에 가족들과 유럽 여행을 갈 계획이다. 본과에 진입하며 짧아진 방학 때문에 지난 방학에도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그에게 모든 가족이 쉬는 명절 연휴는 함께 여행을 가기 가장 적절한 기간이다. 정 씨는 “평소에 가족끼리 여행 일정을 잡기 쉽지 않아 이번 연휴 때 여행을 가기로 했다”며 “연휴가 길어 일정을 조정하기 쉬워서 그런지 많은 동기도 여행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2. 김예림(정경대 통계17) 씨 역시 연휴에 가족들과 함께 여행 가는 것을 선택했다. 먼 친척한테 잔소리를 듣는 것보단 가족여행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가면 친척들의 잔소리를 피할 수 있다”며 “오히려 명절날 친척과 어울리느라 부모님과 얘기할 기회가 적었는데 이번에 여행을 가게 돼 좋다”고 말했다.
 

 명절이 다가오면 아르바이트 사이트만큼 접속자가 늘어나는 곳이 한 곳 더 있다. 바로 여행사 홈페이지다. 대체공휴일로 연휴가 길어지면서 명절 연휴에 여행을 가는 인구가 늘고 있다. 특히 이번 추석 연휴는 휴일이 열흘이나 되는 만큼, 국내 여행뿐 아니라 해외여행을 가는 학생도 많다. 리얼미터는 전체 인구의 8%, 최대 130만 명의 사람들이 추석 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갈 것으로 예측했다. 사람들에게 명절은 더 이상 의무적으로 친척과 함께하는 시간이 아니다. 겨울방학까지는 앞으로 석 달이 남았다. 여름방학 때 못간 여행을 이번 연휴를 통해 가보는 건 어떨까.

 

힐링형(26.5%)
집, 카페 등에서 힐링하는 유형

 #1. 문수빈(문과대 일문17) 씨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일상을 연휴 때만이라도 벗어나고 싶어 이번 추석을 혼자 보내기로 했다. 그는 이참에 하고 싶었던 것을 마음껏 해볼 생각이다. 문 씨는 “연휴를 혼자 보내며 맛있는 음식도 먹고, 보고 싶었던 드라마도 보고 싶다”고 말했다.

 #2. 이민경(문과대 사학16) 씨는 고향에 가는 교통편을 구하지 못해 서울에 혼자 남게 됐다. 그의 고향은 제주도다. 미리 비행기 표를 예약하지 못한 것이 후회되기도 하지만 이번 기회를 삼아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이 씨는 “제주도로 가는 표를 예약하지 못했지만 표를 구했더라도 긴 연휴인 만큼 재빨리 서울로 돌아와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을 것”이라며 “잠도 실컷 잘 수 있고, 보고 싶었던 애니메이션도 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개강한 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전쟁 같은 수강신청을 끝내고 과제와 공부에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 이럴 땐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집에서 아무 걱정 없이 휴식을 취하며 연휴가 끝나고 다가올 시험과 과제를 대비하는 건 어떨까. 긴 연휴를 이용해 잠도 자고, 개강한 후 하지 못했던 취미도 하고, 모두 좋다. 우리에겐 지금 ‘힐링’이 필요하다. 

일러스트| 김예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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