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득 (연세대 교수·의과대학 비뇨기과학교실)

▲ 로봇수술 기구 '다빈치'

 로봇은 산업로봇, 교육용로봇, 지능형로봇 등 다양하며, 현재 의료로봇으로 수술로봇, 재활로봇, 간호로봇 등이 활용되고 있다. 손으로 배를 째고 수술하던 날이 엊그제이나 이제는 로봇팔이 의사 손을 대신해서 환자의 몸을 수술하고 있다.

 

로봇수술 역사

 현재 의료로봇은 Leonardo da Vinci의 ‘Leonardo’s Robot’에서 따서 da Vinci Robot(다빈치)이라 일컫고 있다. 의료로봇 연구는 1980년 초 신경수술 지지대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다 1988년 처음으로 두뇌수술에 로봇팔이 사용되었으며, 1992년엔 독일에서 최초로 로봇팔을 이용해 최소침습수술을 진행했다. 같은 해 영국에선 IBM computer 조작을 응용하여 현재 로봇수술의 기반이 된 초기 로봇수술기술이 만들어졌다. 이후 복강경 기구들이 등장하면서 복강경 기구의 기능을 수행하며 그것의 한계를 보완하는 로봇기구들로까지 로봇기술이 발전되었다.

 1980년대 미국 Stanford Research Institute(SRI)는 전쟁터에서 일부 원격수술을 진행하였다. 이후 1995년 미국 국방부 지원 하에 Gulf전에서의 원격수술을 위해 NASA와 Stanford 대학이 함께 초기의 원격 수술로봇을 개발하였다. 이들은 IBM, MIT, Johns Hopkins 등과 공조하여 1999년 SRI의 주도로 현재 활용되는 Intuitive da Vinci Robot을 완성하였다.

 

로봇수술 원리

 수술은 개복수술, 복강경수술, 로봇수술로 나뉜다. 과거에는 대부분 개복수술이 이뤄졌지만, 개복수술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복강경을 이용한 최소침습수술법이 이루어졌다.

 복강경수술은 개복하지 않고 배에 3~4개의 구멍만을 뚫어 한 구멍에 내시경을 삽입하고, 조수가 내시경을 조절한다. 좌우에 있는 나머지 구멍에서 수술자가 양손으로 기구를 활용해 내시경 모니터를 보며 병변을 떼는 수술법이다. 내시경은 3차원 영상이 개발되고 있지만 현재는 2차원 영상이며, 기구는 젓가락 같은 딱딱한 일자형이다. 복강경수술은 상처가 작고, 회복기간이 짧아 사회활동 복귀가 빠르며 출혈이 적은 장점이 있다. 반면 배우기 어렵고, 숙련된 경험이 쌓여야 쉽게 시행할 수 있다. 고정 복강경 기구로 환자 옆에서 수술자가 직접 시행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이에 로봇수술은 최근 복강경수술의 제한점을 극복하고자 개발되었다. 현재 대부분의 로봇수술은 미국 da Vinci™ robot system을 이용한다. 이는 복강경수술처럼 개복하지 않고 배에 3~4개의 구멍을 뚫어 내시경을 삽입한다는 점이 동일하다. 로봇수술도 내시경직시하에 직관적 움직임을 이용하지만 robot system에 연결해서 로봇기구를 활용해 원격으로 병변을 떼는 점이 다르다.

 특히 로봇수술에 사용되는 내시경은 기존 내시경보다 10배 확대된 3차원 고화질 입체영상으로 현미경수술과 유사하다. 또한 로봇기구는 복강경에서 사용하는 젓가락과 같은 딱딱한 기구가 아니라 사람 팔과 손을 가늘게 만든 것처럼 여러 관절을 만든 Endowrist 형이다. 따라서 수술장에서 360도 자유롭게 돌릴 수 있고, 전후좌우로 꺾어 사용할 수 있어 좁은 공간에서도 자유롭게 수술할 수 있다. 이러한 내시경 및 로봇기구는 로봇본체에 연결되어 환자의 몸속에 고정되며, 수술자의 조작기구는 수술장 밖에 따로 있어 수술자가 수술장 밖에서 혼자 원격수술을 할 수 있다.

 

로봇수술 장점

 로봇수술의 장점은 10배 확대된 3차원 고화질 입체영상을 보며 360도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Endowrist 기구를 이용하기에 1) 병변의 경계를 확실히 구별할 수 있어 정밀하게 병변을 제거할 수 있고 2) 병변을 확실히 구별할 수 있어 남길 수 있는 병변 외의 정상부위를 적절히 남겨 수술 후 부작용이 적다. 3) 혈관을 정확히 볼 수 있어 지혈이 용이하여 출혈이 적고 4) 병변 주변의 신경혈관을 뚜렷이 구별할 수 있어 병변제거에 부과되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5) 병변과 주변 구조물에 섬세하고 정확한 박리를 시행할 수 있고 6) 수술 후 남은 정상조직의 봉합이 쉽고 정확하게 이뤄진다. 7) 의사의 손을 대신하는 로봇 팔이 자유롭게 움직여 깊은 부위에서나 사람 손이 닿기 힘들고 잘 보이지 않는 부위를 수술하는 데 적합하다. 8) 환자의 수술 스트레스가 적어 회복이 빨라 사회생활이나 직장으로의 복귀가 빠르고 9) 흉터가 작다. 10) 의사가 의자에 앉아 직관적 움직임으로 수술을 하기에 손이 떨리는 등의 문제가 없어 수술 정확도가 높다. 11) 수술 가용 인원은 개복수술은 3~4명, 복강경수술은 2명이 요구되나 로봇수술은 수술자 1명만으로 가능하다. 다만 로봇수술은 장비가 33억으로 고가이고 사용되는 부속품의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로봇수술 현황

 초기 로봇수술은 심장수술에서의 개복수술의 단점을 피하고 정확히 빠르게 수술하고자 시행되었다. 이후 비뇨기과, 외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성형외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등 다양한 분야로까지 나아가 사용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1999년부터 로봇수술이 시작되어 이후 로봇수술이 급격히 증가해 2017년 기준 미국 2703대, 유럽 698대, 아시아 538대 등 전 세계 4149대의 다빈치가 설치되어 있다. 로봇수술을 가장 먼저 시작한 미국의 경우 전립선암 수술의 90%, 부인과 암 수술의 70%가 로봇수술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05년 세브란스에서 로봇수술을 처음 도입 후 계속 증가하여 2016년 전국 49개 병원에 65대가 도입되어 있다. 세브란스병원에 6대, 서울아산과 삼성서울병원에 4대 있으며, 그 외 2대 이상 가지고 있는 병원도 많다. 현재 로봇수술은 갑상선암, 위암, 대장암, 간암 등 주요 암수술을 비롯해 승모판역류증 등 심장질환, 척추신경종 등을 포함한 여러 종양 제거수술에 주로 이용되고 있다.

 세브란스는 다빈치 도입 이래 8년 4개월 만에 세계 최초로 단일기관 로봇수술 10000례를 달성했다. 이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것으로 수술건수의 폭발적인 증가와 술기의 다양함으로 가능한 성과였다. 단일과별 현황으로 세브란스 비뇨기과는 2005년 로봇 전립선암 수술을 시작으로 매년 500례 이상을 시행했고, 2016년 로봇수술 5000례를 돌파하여 세계 로봇수술의 허브로 도약하였다. 이런 실적은 단일과 아시아 최고이며, 세계 2위의 실적이다.

 개인적으로도 수술자는 2005년 첫 로봇수술을 시작한 후 매년 증가하여 2017년 7월 3000례를 달성하였다. 로봇수술 년 500례 이상을 시행하여 현재 로봇수술 아시아 1위, 세계 5위다. 전립선암 수술은 로봇수술의 장점이 명확한 분야로 현재 수술자의 전립선암수술의 98%가 로봇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로봇수술 안전성은 이미 국내외적으로 입증된 바 있으며 로봇의 기계적 결함으로 개복수술이나 다른 수술로 전환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로봇수술 미래

 미국 다빈치는 많은 수술장에 계속 설치되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로 퍼져나가고 있다. 다빈치를 만든 SRI 회사는 2016년 세계매출 2.7조원의 규모로 성장했다. 로봇수술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현재엔 다빈치의 독점으로 인한 새로운 경쟁 제품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세계 많은 국가에서 의료 로봇 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실정이다.

 국내 로봇수술 기계는 일부에서 연구 중이나 아직은 경쟁력이 낮다. 정형외과에서 사용되는 로보닥(현대중공업)이 국내 유일하게 시판되는 제품이다. 최근엔 수술로봇으로 레보아이(미래컴퍼니)가 완성되어 임상시험을 마치고 식약청 허가를 득하였으며, 시판 예정이다.

 세계는 4차 산업으로 접어들었으며 현재 software 기반의 Microsoft, Google, IBM 등에서 많은 로봇관련 제품 및 수술로봇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다. 현재까지 수술로봇은 원격수술개념이며 실제 수술에 영상기반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율 수술로봇 시스템의 기술은 전무하다. Big Data, 3D, 증강가상현실, IoT 등을 종합한 인공지능 자율 수술로봇이 탄생해야하며, 머지않아 탄생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뛰어난 손재주, 명석한 두뇌의 공학도와 의학인이 서로 만나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면 충분히 세계에 경쟁할 수술로봇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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