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도 공영방송 총파업’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높다. 9월 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KBS-MBC 노조의 공영방송 정상화 주장에 국민의 66.4%가 ‘공감한다’고 답했다. KBS-MBC 노조는 매일 방송사 사옥에서 여는 집회 외에도, 시민들이 관심을 두고 참여할 수 있도록 축제를 열고 SNS를 운영한다. 지역사회와 소통하면서 공영방송 파업은 행보를 더욱 넓히는 중이다.

⓵ ‘돌아와요 마봉춘, 고봉순 불금파티’

▲ 사진 | 심동일 기자 shen@

매주 금요일 광화문에선 ‘돌아와요 마봉춘, 고봉순 불금파티(돌마고)’가 열린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238개 시민단체가 7월 13일에 발족한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가 주최하는 행사다.

돌마고는 해직 언론인과 파업 노동자,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공영방송 정상화 요구 집회’ 겸 ‘문화축제’다. 파업 아나운서들이 사회를 보고, 파업 언론인이 제작한 뉴스가 상영된다. 자유발언대에 올라선 시민들은 공영방송을 질타하기도 하고, 파업언론인들을 응원하기도 한다. “국민이 궁금해하는 부분을 다루는, 성역 없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지금 많은 시민분과 함께 투쟁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언론인들은 지지해주는 시민에 고마움을 표하며 파업에 결의를 다졌다. ‘김장겸은 물러나라’는 내용의 손팻말을 든 채 무대에 집중하던 한 시민은 “조금이라도 파업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공영방송이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 집회에 매주 참여할 것”이라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고현호 정책차장은 “파업이 성공하려면 시민의 힘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시민행동을 꾸리게 됐다”며 “경영진이 물러나고 공영방송이 정상화될 때까지 파티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돌마고 참가 시민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서울에서 처음 시작된 돌마고는 최근 대구, 춘천, 광주 등지로도 뻗어 나가고 있다.

⓶ 지역사회 속에서 파업언론인과 소통 이뤄져

▲ '파업 언론노동자와의 대화' 사진 | 구자원 기자 9esource@

12일 안암동 참살이길에 위치한 서점 ‘지식을 담다’와 파업 중인 언론인 교우들의 주최로 좌담회 ‘파업 언론노동자와의 대화’가 열렸다. KBS 정창화 기자와 MBC 허일후 아나운서가 참여한 행사는 시작 전에 좌석이 모두 차 간이의자를 배치할 정도로 학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좌담회에선 언론인이 갖춰야 할 소양과 방송공정성, 공영언론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 ‘지식을 담다’ 김준수 대표는 “언론 적폐는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린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회문제”라며 “언론민주화를 위해 싸우는 선배와 후배가 소통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으면 했다”고 말했다.
 

▲ '공범자들 무료 상영회' 사진 | 구자원 기자 9esource@

파업 중인 교우들은 KU시네마트랩에서 9월 26, 27일 이틀간 ‘공범자들' 무료상영회를 열었다. 한국 공영방송이 무너진 과정과 파업이 시작된 이유를 학생들에게 자세히 알리기 위한 취지에서다. 영화가 끝난 뒤엔 관객과 파업언론인 간의 질의응답이 있었다. 최승호 감독, 김민식PD, 장인수 기자, 이재석 예능피디를 비롯한 전·현직 MBC 언론인들은 각자의 경험에 비춰 질문에 답했고, “공영방송의 정상화가 시급하다”며 입을 모았다. 행사에 참석한 김나영(미디어학부16) 씨는 “선배들의 생생한 경험담 덕분에 공영방송의 보도에 비판적 시선을 갖게 됐다”며 “공영방송의 위기를 더욱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노조는 명지대, 한양대 등 다른 대학교에서도 무료 상영회를 열었으며, ‘공범자들’은 20일부터 2주간 유튜브에서도 무료로 공개된다.

 

⓷ 웃음과 함께 연대를, ‘마봉춘 세탁소’

▲ 이미지 출처 | 마봉춘 세탁소

‘이제라도 장겸시 내보내군 마봉춘살리면 좋으리’를 주소로 내건 세탁소가 있다. MBC를 빨아서 쓰자는 취지로 만든 페이스북 페이지 ‘마봉춘 세탁소’다. 비제작 부서로 쫓겨나거나 쫓겨난 경험이 있는 기자 다섯 명이 김장겸 사장의 부당노동행위를 알리기 위해 개업했다. 개업한 지 두 달 뒤엔 MBC 파업이 시작돼, 지금은 파업에 관한 각종 이슈를 알리고 있다. 동요 ‘상어 가족’을 패러디한 ‘부역 가족’, 웹툰 ‘유미의 세포들’을 패러디한 ‘겨미의 세포들’을 포함해 마봉춘 세탁소가 게시한 영상과 사진은 소위 ‘약 빤 콘텐츠’로 호응을 얻었고 페이지 좋아요 수는 단기간에 1만 명을 넘었다.

세탁지기들은 ‘파업과 관련된 내용이 흥미로운 콘텐츠로 유통된다면 관심을 끌지 않을까’하는 기대로 마봉춘 세탁소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세탁지기들의 전문분야인 ‘재미있는 동영상’으로 파업하는 사람들을 비추고, 파업 관련 소식을 계속해서 알려 나갈 마봉춘 세탁소는 김장겸 사장이 MBC를 떠나는 날 문을 닫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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