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56주년인 지난 신문에서, 솔직히 고대신문의 창간을 자축하는 글이라든지 이에 따른 몇몇 인사말들은 독자의 입장에서 그리 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의례적으로 고대신문의 페이지를 차지했으려니 하는 이해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대신문의 56주년은 그 자체를 강조하기보다 그간 고대신문이 해 온 역할이 무엇이며,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겠다는 발전적인 방향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지난 신문에서는 ‘한국에서 희망 찾기’라는 기사를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한국사회에 대한 비판에 익숙한 요즘, 그러한 희망 찾기는 우리 사회가 어디까지 와 있는가를 또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게 해 준 좋은 기사였다. 늘 부정적으로만 인식하는 한국 사회 내부의 갈등을 우리 사회의 변화 과정으로 포착하고 갈등을 통해 점차 바뀌어 가는 방향들을 짚어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그것이 오늘날 한국 사회에 필요한 날카로운 시각들을 희석시키는 것으로 오도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사대생이어서인지, 교육에 대한 기사가 눈에 많이 들어왔다. 수능을 치지 않는 고등학생들이란 제목의 기사는 아주 흥미로웠다. 학벌획득을 위한 정석을 밟지 않은 학생들의 삶을 조명함으로서, 우리 사회에서 학벌이란 것이 가져다주는 폐해도 드러내는 한편에 그 학생들의 진취적인 삶 또한 잘 포착해내었다. 특히나 이 기사는 학벌주의 비판을 능력주의 이데올로기를 위한 도구로 쓰여지는 잘못을 범하지 않고, 사회 공동체에의 기여라는 큰 틀을 견지하고 있기에 더더욱 좋은 기사였다는 공감을 가질 수 있었다.

11월에 접어든 요즈음은 바야흐로 소위 학생회 선거철이다. 이맘때면 선거에 대한 글들이 고대신문에 등장하기 시작하는데, 바람직한 학생회 모습에 대한 제언들이 빠른 시일 안에 고대신문에 실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거가 시작되기 전에 보다 발빠른 기사로, 학생회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나 학생회를 바라볼 학우들 모두에게 의미를 던지고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계기를 고대신문이 만들어주었으면 한다.

김범진(사범대 국교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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