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에 대한 모든 것, 즐길 준비 되셨나요?” 2015년부터 시작해 올해 4회를 맞이하는 ‘2018 대한민국 라면박람회’는 세계의 다양한 라면을 만나볼 기회다. 전 세계 80여 개의 회사가 참여했던 작년 2017년 라면박람회의 참관객은 5만 7729명으로, 라면박람회는 3년간 약 15만 명의 사람이 참여했다. 폭발적인 인기로 라면박람회는 코엑스(COEX) 선정 ‘다시 보고 싶은 박람회 5위에 오르기도 했다. 6월 8일부터 서울 강남구 코엑스 C홀에서 사흘간 열릴 이번 박람회는 작년보다 더 많은 국내‧외 라면 업체와 이벤트로 찾아온다. 이번 행사에는 국내 라면 업체를 비롯해 인도네시아의 대표 라면기업 ‘Indo mie’를 포함, 베트남과 일본 등 라면기업 100여 개가 참가할 예정이다. 230개였던 업체 부스도 300개로 늘려 전보다 확대된다. 라면박람회는 어떻게 열리게 된 걸까? 라면박람회를 기획한 MICE 기획사업팀 홍휘선 실장을 만났다.

 

-라면박람회를 기획한 계기는 무엇인가

  “처음에는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라면을 세계에 알리고 싶어서 시작했던 일이에요. 유학 시절 대규모로 열리는 일본 라면 축제에 충격을 받은 적이 있어요. 우리는 라면을 단순한 식품으로 받아들이지만, 일본에서는 상징화가 이뤄져 라면에 관련된 컨텐츠가 만들어져 있었어요. 그때의 경험으로 우리나라에도 그런 컨텐츠 시장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기획을 시작해보니 2조 원이 넘는 한국의 라면시장을 몇몇 회사가 독과점하고 있는 구조에 놀랐어요. 여러 회사가 경쟁하는 다른 산업과 다르게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기업들은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게 보였거든요. 라면박람회를 통해 라면에 대한 관심을 더욱 증대시키고, 숨어있는 중소기업들과 세계 라면기업들을 국내에 알리고자 시작하게 됐어요.”

 

-박람회는 어떤 목적을 갖고 진행되나

  “첫째로는 침체한 식품 소비시장의 활성화 기여와 ‘붐업(Boom-up)’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최종적으로는 라면문화를 정착시킬 오프라인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에요. ‘붐업’이라는 용어는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라면을 모아 이슈화하면 관련 매체가 현장에 와 시너지 효과를 이룰 것으로 예상해 사용했어요. 이를 통해 라면에 대한 이슈가 결합한 컨텐츠가 만들어지면 그것이 바로 라면문화라 생각했고요.

  현재까지 우리나라 라면문화는 시작 단계에요. 라면박람회 같은 컨텐츠도 2015년 처음 시도했고 식품이라는 측면 이외의 라면 콘텐츠는 존재하지 않는 거나 다름없었으니까요. 라면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박람회를 연다는 것이 예전에는 실소할 소재였을 거예요. 지금은 많은 시도를 통해 이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있어요. 라면박람회는 시도를 위한 장이지요. 여러 라면문화 생성을 통해 훗날에는 ‘라면박물관’도 생길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지금까지 어떤 시도를 거쳐 왔나

  “초기 단계인 라면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일본의 라면 컨텐츠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일본에서는 라면과 크게 관련 없어 보이는 ‘삿포로 라일락 축제’에도 라면 쇼를 끼워 넣는 등 라면을 활용한 축제가 많이 있어요. 이를 바탕으로 지난 3년간 박람회에서는 라면문화 정착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죠. 초반 1~2회 때는 국내뿐 아니라 라면의 다양성과 세계화를 생각해 해외기업의 음식과 라면 만드는 과정 등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죠. 제조과정을 전부 보여줄 수는 없어 고민 끝에 몇 가지 흥미로운 과정만 보여주는 행사를 진행했어요. 다양한 연령대와 집단이 즐길 프로그램을 위해 어떤 과정을 보여줄지 구상하다 컵라면 용기를 밀봉하는 체험 등을 해봤죠. 컵라면 용기의 테두리는 무지로 돼 있어서 나만의 라면을 만든다는 관점으로 시행했더니 참여자들의 호응이 좋았어요.

  라면박람회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게 하기 위해 행사가 끝나면 모였던 회사에 설문지를 돌려요. 자료를 배포하고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조사하는 거죠. 모인 설문자료로 각 회사의 소속을 파악하면 어느 회사끼리 서로 연결해줄지 대략 윤곽이 잡혀요. 윤곽을 통해 박람회 측에서 적극적으로 라면회사들을 돕는 활동을 하죠. 설문조사 외에도 회사마다 사전등록을 거쳐 부스를 열기 때문에 미리 연락을 돕는 일도 하고 있어요.”

 

-박람회의 구성은 어떻게 되나

  “박람회는 국내‧외 기업관과 다양한 상품을 볼 수 있는 전시홍보관, 맛보고 체험할 수 있는 체험관과 조리판매관, 매년 변화하는 테마기획관으로 구성돼있어요. 크게 소비자를 위한 전시관과 업체를 위한 전시관으로 나눈 거죠. 대표기업 제품뿐 아니라 PB상품(자체상표식품)과 다양한 이색 라면을 만나볼 수 있어요. 소비자들은 박람회를 통해 즉석조리기로 라면을 조리해 먹는 체험 활동도 할 수 있고요. 또한 열량을 낮춰 당뇨 환자들도 먹을 수 있도록 한 라면부터 각 지방의 특성을 살린 라면까지 다양한 라면을 볼 수 있죠.

  작년 테마기획관에서는 라면을 소재로 미술작가 5명을 초대해 문화성이 짙은 미술전을 진행했어요. 올해는 남북 대화의 기조에 발맞춰 북한 라면을 보여주려 시도하는 중이에요. 북한 라면의 종류가 많진 않지만, 통일부 등과 접점을 찾아 컨텐츠를 구성해보려고 해요. 또한, 이북의 라면을 필두로 북한 식품도 소개할 예정이에요. 그밖에 미래에 사용될 수 있는 진공포장 된 우주라면 등도 같이 보여드리려 하고 있죠.

  먹는 식품을 눈으로 보기만 할 수는 없으니 조리판매관을 만들어 현장에서 라면을 만드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시식하는 행사도 진행 중이에요. 작년에는 일본의 라멘과 중국의 마라탕 등을 선보였는데 반응이 꽤 좋아 올해도 진행할 예정이고요.”

 

-관객의 시선을 끈 라면엔 어떤 것이 있었나

  “대학생들의 활동으로는 을지대 식품영양학과와 성공회대 영어학과가 함께 만든 ‘누룽지탕 라면’, 중앙대 식품공학과 학생들이 개발한 ‘콩가루 비빔면’ 등이 있었어요. 학생들이 개발하고 재밌는 광고 문구까지 만들어 많은 사람의 이목을 끌었죠. 또한, 지자체들은 지역농산물을 넣은 건강식 라면을 만들었어요. 쌀과 보리를 첨가해 만든 경남 고성의 ‘갈색 가바 쌀라면’이 있는가 하면 합천에서는 양파라면을 선보였죠.”

 

-앞으로의 계획은

  “라면박람회가 대표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의 활성화와 육성을 충분히 뒷받침해줄 플랫폼으로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라면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식품이잖아요? 많은 분이 지속해서 라면에 관심을 주시면 다양한 컨텐츠와 이를 통한 놀이문화로까지 정착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아직 박람회의 사업단계는 기업과 기업 간 상거래인 B2B보다는 기업이 소비자에게 물품을 판매하는 B2C에 가까워요. 하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박람회가 라면 사업 플랫폼의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면 B2C와 B2B 모두로 발전해 국내라면 수출에 이바지했으면 하는 기대가 있어요. 나아가 중국이나 동남아 인도네시아같이 세계 각지에서 ‘대한민국 라면박람회’를 개최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글|조한규 기자 honeyq@

사진|김혜윤 기자 cutie@

사진제공|대한민국 라면박람회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