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배리어프리 영화제에 참석한 관람객들이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감상하고 있다.

  시·청각장애인의 즐거운 영화 관람을 위해 장애인권위원회(위원장=최현호, 장인위)가 23일 오후 7시 하나스퀘어 앞 잔디에서 배리어프리(Barrier-Free) 영화제를 열었다.

  이날 배리어프리 영화제에서는 애기능성우동아리 ‘온보이싱’이 더빙에 참여한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상영됐다. 배리어프리 영화제 준비에 참여한 장인위 홍보국원 이선영(생명대 생명공학17) 씨가 행사 시작 전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람들이 일상에서 대부분 쉽게 접하는 영화 관람에서 장애인들은 소외되기 쉬워요. 영화제를 통해 배리어프리 영화의 존재를 사람들이 많이 알게 됐으면 해요.”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장인위는 관람객들에게 추첨권과 방석을 나눠줬다. 총괄 담당 정명호(사범대 국교14) 씨가 확성기를 들고 소리쳤다. “장인위에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배리어프리 영화를 상영하고 있습니다! 많이 와주세요!”

  바람이 부는 다소 쌀쌀한 저녁 날씨에도 20여명 관람객들은 장인위에서 준비한 담요를 둘러싼 채 삼삼오오 모여앉아 영화를 관람했다. 일본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소리로 각 장면을 설명한 화면 해설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 해설로 꾸며졌다. ‘교무실로 화면 전환’, ‘하루키는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처럼 장면과 등장인물의 표정, 행동이 나긋한 목소리로 흘러나와 시각장애인의 관람을 도왔다. 또한, ‘평화로운 피아노 소리’, ‘통통 튀는 소리’와 같이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 설명도 빠지지 않았다.

  영화가 끝난 뒤 더빙 작업에 참여한 온보이싱 소속 성우 5인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온보이싱 4기 박수용(화공생명공학과 05학번) 교우가 더빙 작업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처음에는 연기를 하고 싶어 더빙을 결심했어요. 하지만 더빙 작업을 하다 보니 어떻게 해야 시·청각장애인분들이 장면을 잘 이해할까 고민하며 임했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인기 유튜브 채널 ‘김스카이의 하늘담’을 운영하는 ‘김스카이’ 김하늘(남·29) 씨와 휠체어 여행기를 담은 ‘굴러라 구르님’을 운영하는 ‘구르님’ 김지우(여·18) 씨도 게스트로 참여했다. 김하늘 씨가 배리어프리 영화를 관람한 소감을 나눴다. “배리어프리 영화를 본 건 처음이었고 굉장히 뜻깊은 일인 것 같아요. 영화를 볼 때 눈을 감고 해설만으로 장면을 상상해보기도 했어요.”

  현장 추첨 이벤트를 마지막으로 영화제가 마무리됐다. 이벤트 상품인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한정판 영화 소품과 포토카드를 받은 김중원(사범대 국교17) 씨는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좋은 영화도 보고 생각지도 못한 좋은 선물을 받게 돼서 기분이 좋네요.”

 

 

글·사진 | 김예진 기자 starl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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