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신문을 본 지 어느덧 4년째가 되어간다. 대학신문의 이름을 달고도 나름의 풍부한 기사와 알찬 소재들로 승부하려는 모습들, 매번 신선함으로 접근하여 변화를 꾀하려는 모습들은 늘 월요일이면 좋은 느낌으로 고대신문을 마주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인 듯 싶다.

특히나 매번 고대신문에 실리는 흥미로운 앙케이트 기사들은 나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는 고대인들의 사고방식에 대하여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들을 보여주는 경우가 종종 있어 유심히 지켜보게 되는 것 중 하나이다.

그러나 늘상 앙케이트의 주제들이 가지각색의 견해와 의견이 분분할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학생들의 의식구조를 조명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번호의 경우, 컨닝과 대리출석, 레포트베끼기 등에 관한 앙케이트 결과가 실린 바 있다. 표절에 개인의 명예와 학생 혹은 교수로서의 자존심을 모두 거는 외국의 대학들과 비교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의 비도덕적인 의식세계를 반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결과를 보도하는 것에서만 그쳐 그저 이미 교내에서 관례화 되어 버린 인습 정도로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것 같다. 

지난 1464호에 실린 외국 국적으로 바꾸기를 희망하는 고대생들에게 이르는 강만길 교수님의 글을 보며 개인적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번 호도 그렇지만 설문조사에는 그에 따르는 깊이 있는 의견들이나 혹은 학생들의 신중한 견해 대립에 대하여 짤막하게 나마 다루어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더불어 짤막한 일상들에서 발견해내는 날카로움을 담고 있는 냉전이나 석탑춘추란은 독자들이 필자들의 통쾌한 고찰을 통해 다시금 일상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나 역시 지난 4년간 가장 애독했던 코너이다.

그러나 이번 학기에 들어 다양하고 재미있는 소재들속에 작은 일상의 철학을 담는 깊이가 얕아 진 것 같아 아쉽기 그지 없다. 석탑춘추의 묘미는 흥미롭고 사소한 이야기속에 필요한 혹은 작은 깨달음을 주는 ‘무언가’를 뽑아내는데 있는 듯하다. 그저 흥미 그 자체에서 멈추는 이야기들의 나열이 아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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