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곳곳에 같은 옷을 갖춰 입은 사람들이 무리지어 다니고 학우들이 지나는 길목마다 선전물을 나눠주며 무언가를 호소하는 캠퍼스의 풍경... 안암동에도 선거철이 다가온 모양이다. 지난 호 고대신문을 읽고 가장 관심이 가는 기사도 또한 ‘총학생회 선거’ 관련 기사였다.

50%의 투표율을 채우지 못해 어쩔수 없이 실시하던 연장투표가 이제는 당연한 것이 돼버렸고, 수업시작 전 강의실에 멀끔하게 차려입고 관심없는 학우들에게 자신의 공약을 열렬히 설명하며 지지를 부탁하는 후보자들의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하다.

총학생회 선거는 더이상 학우들의 관심사가 아닌 모양이다. 총학생회 선거는 이미 선본들과 언론사의 ‘그들만의 축제’로 전락해 버렸다. 되버렸다. 학우들이 학생회의 활동에 등을 돌리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직업훈련학교로  전락해버린 대학에서 자신만은 40만 청년 실업자의 대열에 포함되지 않으려는 상황 속에 남과 공존하는 법을 모색하는 것은 그다지 쉽지않은 일처럼 보인다.

이런 사회적 상황과 더불어 변화하는 학우들과 사회에 반해 여전히 똑같은 모습을 반복하고 있는 학생회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 학우들의 다양한 관심사를 철저히 반영하지 못하고 실현하지 못했던 것은 당연한 일이고, 학우들은 조금씩 학생회의 민주적 운영능력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던 것이 라 생각한다.

올해도 세 개의 선본이 후보등록을 했고, 유세기간을 거쳐 이 글이 실리게 될 고대신문엔 어떤 선본후보자의 당선인사와 함께 실릴 것이다. 당선, 낙선 인사 때 꼭 빠지지 않는 내용이 선거기간중 만났던 학우들에게 건네는 감사의 인사말이다.

어떤 선본이 당선이 되든 간에 고대 2만 학우들을 대표하는총학생회의 자리에서 유세기간 중에 한명 한명 학우들과 만나면서 나누었던 약속들, 정책 자료집에 실린 자신의 공약들을 실천 할 수 있는 한 해를 꾸려나가길 바랄 뿐이다. 지금의 마음이 내년 이 맘 때 퇴임사를 할 때의 그 마음과 같길 바라며, 내년 동안은 자신의 지위가 학우들로부터 부여받았다는 단 한가지 분명한 사실만을 기억하길 바란다.

노석조(언론학부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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