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변해도 나라가 달라도 변하지 않는 것은 ‘누구나 늙어간다’는 것. 그렇기에 ‘늙음’에 대한 고민은 만국 공통의 문제임에 틀림없다. 이런 고민을 어떻게 해결해 가느냐의 방법 즉, 노인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제도적 개선정도는 그 나라마다 상이하다.

한국 사회의 경우 나이 제한에 걸려 취업원서도 못써보는 등 나이와 취업이 민감한 상관관계를 보이지만 캐나다, 미국 등 북미 아메리카의 경우 나이 차별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캐나다는 30세가 넘어도 신입 은행원이 될 수 있고 미국에서도 50세에 원하는 일자리에 첫발을 내딛을 수 있으며, 이는 능력 있는 인재를 나이라는 잣대로 바라보지 않음을 의미한다.

국력에 비해 상당한 수준의 복지정책을 자랑하는 스페인의 경우 내란을 통해 대통령의 자리에 오른 프랑코의 진보당이 사회복지정책을 우선시행하면서 연금제도의 개선이 이뤄졌다. “스페인 사람들은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에서 소외된다는 생각을 느끼진 않는다”는 남영우(본교강사·스페인 현대시)씨의 말은 특히, 예술이나 학문종사자의 경우에 더 효력을 발휘한다. 이들에겐 정년이 지나도 활동이 가능하도록 대학외부 강의나 강연회 등 여러 형태의 강의제도가 마련돼 있기 때문.

독일의 경우 이보다 한 수위다.
대부분의 경우 정년을 하고 나면 수입의 75%가 연금으로 국가에서 제공된다. 건강이 허락하는 경우엔 여행을 떠나고 그렇지 못할 경우 의료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곳으로 요양을 가는데(여기서 요양이란 우리가 머릿속에서 그리는 외딴 곳에 건물 한 채 지어진 곳이 아니라 실제 공기좋고 물 좋은 곳으로 휴식을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의료복지가 너무 잘돼 있어, 노인들은 농담삼아‘시간만 나면 병원간다’는 소리를 할 정도이다. 또한 김은애(본교 강사·독문학 희곡)씨는“최근 문제시되는 영화 『죽어도 좋아』에서처럼, 노인들이 서로 친구가 되고 사랑을 하는 것은 독일에서 당연한 모습이다”라고 말한다.

반면, 러시아는 노인의 위상이 바닥으로 떨어져 ‘천덕꾸러기’신세가 되었다. 최근 러시아에 자본주의가 팽배함에 따라 사회주의시대를 살았던 노인들은 새로운 경제 체제에 적응하지 못하고, 붉은 광장에서 레닌 시대로의 회귀를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생활하기엔 부족한 연금 탓에 러시아 노인들은 먹고살기 위해 할 일을 찾아야 했다.

고령화사회는 일정한 사회발달이 이루어지면 으레 겪게되는 각 국가들의 지상과제다. 이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사회에서 앞으로 구축해나갈 노인사회는 스페인, 독일, 러시아 등 가운데 과연 어떤 모습을 가지게 될까? 이 물음에 대한 답안지는 우리 모두의 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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