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년  전국대학노동조합 고려대 지부장
김재년 전국대학노동조합 고려대 지부장

 

  고려대학교 개교 114주년을 고려대학교 직원 모두를 대표하여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고려대학교는 1905년 나라가 풍전등화와도 같았던 구한말,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교육으로써 나라를 구하자는 건학이념으로 설립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교육구국의 고대정신은 4.19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던 4.18 의거와 군사독재에 저항한 6월 민주화투쟁 등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그 빛을 발휘하였습니다. 이는 비단 민주화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가 오늘날과 같이 산업이 고도화되고 4차 산업혁명 사회를 선도하고 있는 것은 산업계 각 분야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고대인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들어 학내상황을 돌이켜 보면 예전과는 자칫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그중 가장 안타까운 부분은 총장이 바뀔 때마다 학교의 정책이 바뀌며 학내 구성원들의 충분한 소통 없이 독단적으로 추진된다는 것입니다. 그중 몇 가지를 짚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학교본부에서는 정부의 프라임사업을 지원하려다 학내반대로 무산되자 연이어 미래대학(가칭)을 추진하면서 교내구성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강행하다 또다시 무산되는 사태를 겪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학교본부는 전 집행부가 시작한지 6개월이 지나 단과대학 행정실 체계를 개편하여 학과사무실-학사지원본부 체제 변경하여 4년 임기 동안 업무분장 문제로 부서간의 불협화음이 끊이질 않았으며, 정규직원을 충원하지않는 상황에서 많은 신규부서를 신설하여 담당자들이 업무과중에 시달리는 사태를 초래하였는데, 이는 올해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원상 복구를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셋째 많은 부서가 신설되고 업무가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학교본부는 4년간 정규직원을 한명도 선발하지 않은 채 많은 비정규직과 무기 계약직 직원들만을 양산하여 조직은 건전성과 재정적 효율성을 크게 훼손하였습니다.

  대학은 실험소가 아니며 실험의 대상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며 만의하나라도 잘못되는 부분이 있으면 이는 행정서비스를 받는 교원들과 학생들에게 그 불똥이 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학교 집행부가 바뀐다고 해서 기존의 정책이 바뀐다는 것은 그만큼 학교가 장단기적인 비전과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올해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이며, 고려대학교 제 20대 총장님과 그 집행부가 첫 발을 내딛는 뜻깊은 해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새롭게 맞이할 100년을 위해 고려대학교의 백년대계를 다시 세우는 것이 필요할 때인 것 같습니다. 명확한 비전과 목표를 세우고 학내구성원들과 공유하고 함께 힘을 합쳐 목표를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 세계명문 대학으로 자리매김하는 고대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다시 한 번 모든 직원들을 대표하여 고려대학교 개교 114주년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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