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보도면은 대체적으로 눈여겨 볼만한 기사가 많았다. 우선 한자인증졸업요건 제도를 다룬 기사의 경우 한자인증을 폐지해야 한다’, ‘폐지하면 안 된다는 식의 이분법적 구도로 기술하지 않고, 제도의 개선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건설적이었다. 다만 기사가 전반적으로 문과대 중심이어서 한자인증 요건이 남아 있는 타 학과는 어떤 입장인지 궁금했다. 후속보도가 기대되는 부분도 있다. 3면에 배치된 교육권리찾기운동 관련 기사에선 한자인증과 관련해 문과대 비대위가 30일 문과대 학장과 면담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는데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 궁금한 대목이다.

  4면의 대학언론 위기진단 대토론회 기사도 대학언론의 현주소와 고민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컸다. 하지만 대학언론과 관련한 기사가 해당 기사로 끝났다는 점은 아쉽다. 기사 말미에 소개된 경성대의 시빅뉴스, 취재영역을 수업, 안전, 취업 등으로 개편한 이화여대 학보사 사례의 경우 추가 취재를 진행했어도 좋았을 듯하다. 특히 이화여대 학보사 사례의 경우 해당 학교 학생들의 반응이 궁금한데, 결과에 따라선 고대신문에서도 차용해보면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종단횡단> 칼럼 사태를 바라보는 학생, 현직 기자, 교수, 인권단체의 의견을 실은 기획은 앞으로의 고대신문을 기대하게 한다. 사태가 있은 지 3주가 지난 시점에서, 어쩌면 감추고 싶었을 사건을 다름 아닌 지면에서 다뤘다는 데서 이번 사태를 가볍게 넘기지 않으려는 고대신문의 의지가 엿보였다. 그간 기성언론의 가르치려는 태도, 알려줬으니 따라오라는 식의 오만한 태도는 시민의 등을 돌리게 한 주요 원인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태를 대하는 고대신문의 태도는 비록 잡음이 없진 않았으나 주목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기획 기사들 역시 모두 눈길을 끌었다. 특히 사회면의 사기범죄 기사는 20대 피해자가 증가하는 시기에 학보사가 다룰 수 있는 좋은 소재였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사기범죄, 그 중에서도 20대 피해자를 중심에 둔 기사지만 정작 기사에 등장하는 20대는 별로 없었다는 점이다. 중고나라 사기 관련 기사에서 20대의 사례가 등장하지만 이마저도 1명뿐이었다. 스몸비 기사도 기존의 기사들과는 다른 부분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유익했다. 특히 스몸비를 법으로 규제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논쟁을 다룬 부분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와쇼쿠를 다룬 문화면 기사는 20대들이 재미있게 볼 만한 기사였다. 와쇼쿠를 다루는 데서 끝나지 않고 한식의 세계화와 연결 짓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1870호를 보고 1874호를 봤다. 감히 말하건대 기사 하나하나의 질은 더 좋아졌다. 앞으로의 고대신문이 기대되는 이유다.

 

서주희(정경대 정외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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