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축구부에 새 식구가 생겼다. 선수들과 가족, 친구 같은 관계가 되겠다고 다짐하는 축구부 서포터즈 미니프런트가 그 주인공이다. 고려대 특유의 소속감과 끈끈함을 강점으로 내건 미니프런트는 적극적인 활동으로 대학스포츠의 전성기를 되찾는 데 기여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미니프런트 부원들이 고연전에 배부될 클래퍼를 디자인하고 있다.
미니프런트 부원들이 고연전에 배부될 클래퍼를 디자인하고 있다.

학생과 선수 모두가 함께하는 서포터즈

  본교 축구부 서포터즈 미니프런트는 올해 3월 처음 창단된 신생 프런트다. 함께하는 학생은 10. 미니프런트 대표 고주형(사범대 체교15) 씨는 침체한 대학축구를 부흥시키겠다는 일념으로 축구부 서포터즈를 창단했다. “오래전부터 우리 학교에도 축구부의 활동을 지원하고 홍보하는 서포터즈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제대하고 나서 곧장 뜻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미니프런트를 만들었죠.”

  미니프런트는 경기가 열리는 날이 아니더라도 늘 축구부 알리기에 열심이다. 경기 전에는 온오프라인에서 앞으로의 경기와 선수들에 대한 홍보를, 경기 당일에는 관중들을 대상으로 유니폼 추첨이나 OX 퀴즈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진행한다. 선수들의 프로필을 만들고 축구부의 최신소식에 관한 카드뉴스를 제작해 소개하는 것도 미니프런트의 몫이다. 미니프런트 리포터 안윤경(생명대 환경생태16) 씨는 학생프런트와 선수 간의 끈끈한 관계가 미니프런트의 장점이라 강조한다. “선수들도 우리가 진행하는 온·오프라인 홍보에 함께 발 벗고 나서줘요. 단순히 멀리서 선수들을 지켜보기만 하는 프런트가 아니라, 정말로 함께 호흡하고 마주하는 느낌이 들어 좋아요.”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현실에서 마주한 금전적인 고민은 매번 걱정거리다. 별다른 소속이 없는 신생 단체 미니프런트는 현재 외부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행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더 많은 학생에게 축구부를 알리고 싶은 마음에, 홈경기 홍보 포스터를 만들고 관중들에게 음료수를 제공하고자 미니프런트 부원들은 여러 차례 사비를 모았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생각해놓은 아이디어도 많은데, 금전적 부담 때문에 실현하지 못하는 게 늘 안타깝죠. 그래도 앞으로 홍보가 잘 되고 규모도 커지면 나아질 거라고 봐요.” 고주형 대표가 말했다.

 

축구부의 첫 공식 레플리카가 미니프런트의 노력으로 탄생했다.
축구부의 첫 공식 레플리카가 미니프런트의 노력으로 탄생했다.

대학스포츠의 재도약은 우리 손으로

  미니프런트는 창단 이후 처음 맞이하는 고연전에서 자신의 역할을 더욱 드러내려고 노력 중이다. 축구부의 첫 공식 레플리카도 미니프런트의 작품이다. “작년에 축구부 레플리카를 사고 싶었는데, 판매하는 곳이 없어 결국 사지 못했어요. 파는 곳이 없다면 우리가 직접 만들자고 생각했죠. 여름방학이 시작하자마자 축구부 코치님의 도움을 받아 로고나 시안 등 저작권 문제를 해결했어요.”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김현석(사범대 교육18) 씨는 새내기 시절 아쉬움을 미니프런트 활동을 통해서 달랠 수 있었다.

  부원들이 직접 제작한 클래퍼(종이를 접어 부딪쳐 소리내는 응원도구)도 고연전 당일 배부할 예정이다. “클래퍼에는 선수들의 개별 프로필, 전술 포인트, 키플레이어에 대한 소개와 함께 저희 미니프런트 소개가 담겼어요. 관중들이 어느 선수가 에이스인지, 또 선수마다의 특성이 무엇인지 등을 미리 알고 보면 경기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거예요.”

  상반기 고려대 축구부의 일정은, 창단 첫해 이것저것 준비로 바빴던 미니프런트만큼이나 빠듯했다. 더욱이 추계대학축구연맹전이 끝나자마자 고연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 “선수 숫자도 부족하고 휴식기도 짧아 체력적인 어려움이 분명 클 거예요. 하지만 고려대다운 정신력으로 무장해, 이번 고연전 승부에서 꼭 이겼으면 좋겠어요.” 선수단의 어려움에 대한 걱정 속에서도, 내심 승리에 대한 기원을 내비치는 안윤경 리포터의 눈에는 진심이 담겨있다.

  미니프런트는 대학축구가 일상 속에 스며든 미래를 꿈꾼다. 고연전 당일에만 불타오르는 단발성 관심이 아니라, 일 년 내내 대학축구에 눈길을 떼지 않으며 그들의 이야기를 속속들이 외부로 전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저희의 조그마한 노력이 대학스포츠 전체의 부활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바라요. ‘고려대하면 축구부, 농구부를 떠올렸던 부모님 세대 대학스포츠 황금기의 부활도 결국 우리 학생들의 노력 여하에 달린 것 아닐까요.” 언젠가 다가올 대학스포츠의 봄을 상상하며, 김현석 씨가 부원들과 함께 기분 좋게 웃었다.

 

신혜빈 기자 venus@

사진양가위 기자 flee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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