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정의, 진리는 어디에 있습니까?” “우리는 무얼 믿고 젊음을 걸어야합니까”

  중앙광장에 모인 800여 명의 고대생과 교우들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자녀의 입학과정에 대한 진상규명’을 한 목소리로 외쳤다. 마이크를 처음 잡아봤다는 주최자들은 떨리는 손으로 집회의 목적을 밝히고, 정치세력과의 결탁을 거부한다고 외치며 그 뜻을 분명히 했다.

  이들의 실망과 분노는 입학처를 향해있다. 조국 후보자의 딸의 입학과정 의혹에 대해 본교 인재발굴처가 ‘한 점 거짓 없이’ 명확하게 해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심사 때 사용된 자료 및 심사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자료가 폐기됐다면 전산 상 남은 자료가 전혀 없는지 증명하길 요구했다. 그의 입학 과정에서 그 어떤 ‘부정한 일’도 없었는지 확인할 때 학생들의 분노는 비로소 가라앉을 것이다.

  하지만 학교는 묵묵부답이다. 학생과 교우가 진실을 요구한지 일주일이 지났으나, 사무관리규정에 의해 자료는 이미 폐기됐고 단국대 연구윤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원론적 대답뿐이다. 학생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학교가 당장에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은 했는지조차 의문이 드는 지점이다.

  집회 당일 중앙광장에 모인 학생들을 학교 관계자들 또한 무거운 표정으로 바라봤다. 학교가 학생들의 목소리에 관심 가지고 있다는 표시다. 듣고 있다면 이제 인재발굴처가 답할 차례다. 당시 세계선도인재전형의 자료검토 과정은 어떠했는지, 선발절차에 어떠한 부당함도 없었는지, 현 상황에서 학교가 밝힐 수 있는 지점과 밝힐 수 없는 지점은 무엇인지 자세하게 설명해야 한다.

  학교는 권력이 아닌 학생을 위해 존재한다. ‘학생 없는 학교’는 존재 의미가 없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는 의혹의 중심에 인재발굴처가 서 있다면, 최대한으로 설명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만 학생들은 자신들이 속한 고려대를 향한 의심의 눈빛을 거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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