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캠퍼스는 퍼스널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를 운영하기 가장 좋은 곳 중 하나다. 서비스의 주 이용층인 20대들의 활동 장소인 동시에 규모가 넓어서 퍼스널 모빌리티가 충족시킬 수 있는 중·단거리 이동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김형산 스타트업 더스윙대표는 사업 초기 이동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대 대학생이 주 고객층임을 알게 돼 대학가를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려대의 경우 캠퍼스의 크기가 넓고, 인문캠과 이공캠 사이에 중·단거리 이동수요가 있다고 판단해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비스가 도입되자 본교 캠퍼스에서는 편리하다는 목소리와 위험하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왔다.

 

안전 우려에 발빠르게 나선 학교본부

 지난 5월 본교 캠퍼스에서도 퍼스널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가 첫 선을 보였다. 스타트업 나인투원이 운영하는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 일레클은 고려대 지역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 뒤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 빠르게 자리를 잡아갔다. 공유 킥보드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전동킥보드가 강의실 간 이동에 매우 편리하고, 주행할 때 느끼는 속도감이 매력이라고 호평했다. 문과대 18학번인 최모 씨는 주로 고려대역에서 서관으로 올라가려고 전동킥보드를 이용했다거치대가 따로 정해지지 않아 이용과 반납이 편리하고, 속도감이 재미있어 많이 이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승준(생명대 환경생태18) 씨는 이공계 캠퍼스에서 인문계 캠퍼스로 가야할 일이 잦은데, 전동킥보드로 캠퍼스 간 이동 시간이 10분 이내로 단축돼 매우 편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서비스 이용자가 전동킥보드를 타고 보행자가 많은 인도를 주행하거나 두 명이 동시에 한 킥보드에 올라타는 등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이에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서 안전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또한 운영 초기에는 서비스 앱의 면허 인증 절차 검토가 실시간으로 이뤄지지 않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에 대해 학내 구성원들의 우려가 발생하자, 본교 총무부는 523일 나인투원 측에 시속 20km로 주행속도 제한 배상보험 가입 면허증 확인 보호장구 착용 권고 등을 요구했다. 총무부 김유성 주임은 전동킥보드 사고는 전적으로 개인 간 과실이지만 학내 구성원의 안전을 위해 보호조치를 갖춘 업체에 한해 제한적으로 운영을 허가했다새로운 업체가 교내에서 영업하는 사실이 파악될 경우 마찬가지의 보호조치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8월 본교 캠퍼스에 진출한 또 다른 공유 서비스 업체 더스윙 에 대해서도 총무부는 보호조치를 요구했다. 김형산 대표는 고려대에서 운행하기 위해 캠퍼스 내 킥보드 수 40대 제한 등 총무부 측이 제시한 서약서에 서명했다업체로서 책임져야 할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우려 해소를 위해 다양한 노력 필요해

 퍼스널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 업체들은 총무부의 요구 이전부터 안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나인투원 측 관계자는 배상보험에 대해 총무부 측의 요구사항이 있기 전부터 보험사 측과 전용보험상품 개발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었고, 610일부터 이를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형산 대표는 보험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 외에도 학교들에게 안전 캠페인 활동이나 헬멧 대여소 설치를 허용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특정 업체와의 협력이 어렵다며 거절당했다공유 서비스에 우려되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업체 혼자만의 힘으로는 쉽지 않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대학 캠퍼스는 사유지이기 때문에 전동킥보드의 차도 진입만을 허용하는 도로교통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본교의 경우 전동킥보드 진입금지구역은 자전거와 마찬가지로 따로 지정돼 있지 않다. 이에 유동인구가 많은 캠퍼스 내 도로에서 전동킥보드 이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승준 씨는 전동킥보드가 늘어나고 이용자들의 안전 의식이 점차 옅어지면 학교에서도 사고가 날 확률이 크다캠퍼스 내 킥보드 운용 수량을 제한하고, 안전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본부는 전동킥보드에 대한 모니터링을 계속해서 이어갈 전망이다. 총무부 김유성 주임은 퍼스널 모빌리티의 교내 이용은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며, 캠퍼스 간 이동 활성화에 긍정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기대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지속해서 이용현황을 모니터링 해 필요한 안전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 이정환 기자 ecrit@

사진전남혁 기자 m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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