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다양성위원회(위원장=민영 교수)<고려대학교 다양성 보고서 2019>를 발간했다. 지난 2월 발표한 본교 서울캠·세종캠의 구성원이 여러 기준에서 얼마나 다양하게 구성됐는지를 나타내는 생태학적 다양성을 조사한 ‘KUDI(Korea University Diversity Index)-, 실제 학교의 다양성 수준에 대한 본교 구성원의 평가를 지수화한 ‘KUDI-를 종합한 분석 보고서다. 민영 다양성위원장은 단순히 현황 파악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보고서를 통해 본교의 다양성을 긍정적으로 이끌 변화의 필요성을 제안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KUDI-지수에 따르면, 학내 구성원들은 본교의 다양성 수준을 1점 만점 기준 딱 0.5로 평가했다. 그중에서도 직원(0.45)이 본교의 다양성을 제일 낮게 평가했고, 학부생(0.67)이 긍정적인 평가를 보였다. 다양성 보고서의 ‘KUDI-‘KUDI-분석결과를 정리했다.

 

#1. 고위직일수록 여성 교수·직원 비율

 본교 여성 교수·직원·대학원생·학부생은 대체로 성 관련 다양성 수준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본교 전임교수 중 여성 비율은 16.1%로 세계 주요 대학의 여성 비율(50%)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최근 3년 동안 신규로 채용한 교수 중 여성 비율은 평균 30%이지만, 2017년과 2019년은 모두 20% 초반이었다. 특히 보직교수(11.1%), 교무위원(4.5%)으로 갈수록 여성 교수 비율은 급감한다. 2019년 기준 여성 교수 집단은 교수 사회 내에 성차별이 존재하는가?’라는 인식도 조사(6점 만점)에서 2.36점의 낮은 점수를 줬다.

 직원 사회에선 일반직 직원 중 여성 비율이 42.4%로 교수 사회보단 나은 편이다. 하지만, 부장급 이상의 여성 비율은 17.2%에 머물렀다. ‘직원 사회에서 성차별이 없는가에 대한 인식도 조사(6점 만점)에서 남성 직원은 4.21점의 다소 높은 점수를 줬으나, 여성 직원은 3.04점을 매겼다.

 대학원생과 학부생 집단의 경우 여성의 비율이 각각 41.8%, 45.7%. 다른 집단에 비해 성별 균등성이 높지만, 마찬가지로 여학생들은 남학생보다 성차별을 더 많이 경험한다고 응답했다.또 고려대가 포용성(소속감을 주고 공동체에 참여를 이끄는 정도)과 형평성(공정한 기회)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다양성위원회는 여성 교수의 비율을 25%로 향상할 것과 여학생의 리더십을 기르는 임파워먼트(empowerment) 프로그램을 교과·비교과 과정으로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 보고서에서 다양성위원회는 성별 격차의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학교 본부의 의지를 다양한 채널로 소통해야 한다고 밝혔다.

 

#2. 타교 출신 교수의 보직 참여 높이고 외국인 구성원 폭넓게 살펴야

 전임교수 중 본교 출신 비율은 의과대(84.8%)를 제외하면 50% 수준이다. 서울대(79.4%)와 비교해 낮은 수치지만, 교무위원까지 올라가면 본교 출신 교수의 비율은 71.6%로 높아진다. 민영 위원장은 타교 출신 교수가 학교 운영에 참여하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에 충분히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외국인 교수학생도 한국인 위주의 환경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게 다양성보고서의 분석이다. 외국인 교수는 전체 교수 중 6.6%, 학부생은 전체 학부생 중 8.9%. 출신국가는 교수가 20개국, 학부생은 92개국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공식 커뮤니케이션이 한국어와 영어로 한정돼 언어적 다양성이 부족하다. 다양성위원회는 외국인 학부생 중 중국 학생이 가장 많음에도 중국어를 사용한 공식 공지가 매우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출신 지역에 따른 차별이 존재하는가의 인식도 조사(6점 만점)에서 한국 국적 학생은 보통(4.64)이라고 응답했으나, 외국 국적 학생들은 차별이 다소 존재한다(4.13)고 말했다. 특히, 일본, 대만, 미국 국적을 가진 학생들이 부정적 평가를 내린 것을 볼 때, 특정 국가나 인종에 대한 편견이나 배제는 없는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민영 위원장은 외국인 학생이 실제로 한국인 학생과 함께 상호작용할 기회가 부족하다외국인 집단의 다양성은 고려대가 지닌 귀중한 자산이므로 그들의 활동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3. 소수자 위한 시스템 개선도 필요해

 보고서는 학내 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학내 제도와 시설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내놨다. 본교 시스템에 대한 인식도 조사(6점 만점)에서 여성집단 중 교수(2.38)와 직원(2.52)이 여성을 위한 본교의 시설과 제도가 특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보육시설의 경우, 서울캠엔 정원 49명의 어린이집이 하나만 있고, 세종캠엔 없다.

 장애인 대상의 시스템에 대해서도 구성원들은 2점대 후반부터 3점대 중반의 낮은 점수를 줬다. 학부생과 대학원생은 각각 3.59, 3.40점으로 중간 수준의 평가를 내렸지만, 교수와 직원은 각각 2.75, 3.14점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현재 본교 화장실 중 장애인시설을 갖춘 비율은 서울캠 22.8%, 세종캠은 36.6%의 수준이다. 다양성위원회는 장애인 시설과 제도는 본교도 법적 기준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장애인 화장실을 확충하는 등 부족한 부분을 더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성 위원회는 고려대 다양성 증진을 위한 정책 자문과 제안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교수, 직원 집단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교직원 평가, 강의 평가, 학과 및 단과대 평가에 다양성 항목을 포함할 것을 학교에 제안할 예정이다.

 또 학생 집단을 대상으로 한 다양성 교육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다음 학기에 다양성이 주제인 선택교양 강의를 개설하기 위해 절차를 밟는 중이며, 해당 강의에서 성과가 충분히 난다면 추후 졸업 요건으로 다양성과 관련된 과목을 이수하도록 하는 정책도 이행할 방침이다.

 민영 위원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고려대의 다양성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한 정책을 제시하고 더 나아가 실천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본교 다양성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보고 서 전문을 볼 수 있다.

다양성위원회 홈페이지 주소 : https://diversity.korea.ac.kr/

 

이승은 기자 like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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