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학교 소식은 학보사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구구절절 줄글로 늘어놔도 읽히지 않는 시대라는 말이다. 학보사 학내보도부에 몸담으면서 고민이 많았던 지점이다. 고대신문은 그 해결책을 간편하게로 찾은 듯하다. 학교 소식은 짧게, 핵심 정보만 전달하는 식이다. 독자들이 학내 보도에 원하는 것을 어쩌면 가장 잘 잡아냈다고 할 수 있겠다. 글이 짧고 제목이 명확하니 정보를 파악하기 손쉽고, 판도 지루하지 않다. 보도 면은 제목만 쓱 훑어도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다.

  문화와 기획은 재미있게쓰였다. ‘2030의 재테크‘2020년 입시라는 아이템은 독자 친화적인 선택의 결과물이다. 대부분 20대인 고려대 학생 독자층과 가까운 이야기를 소재로 삼았기에 독자가 기사에 압도되거나 끌려가는 게 아니라 함께 호흡하며 읽을 수 있었다. 신문 전체를 두고 봤을 때 가벼움과 무거움의 적절한 균형이 중요한데, ‘가벼움분야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다만 1905호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사회 면의 의대증원 3부작이다. 세 가지 기사들 간 명확한 역할분담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간호사 사례나 인터뷰 형식을 가져와 서로 간의 차별점을 둔 것은 좋았으나, 그 기사들 간의 교통정리가 덜 된 듯하다. 각자 단독 기사로서는 좋은 기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 호에 기사들을 연달아 배치하는 방식을 선택했다면, 서로 겹치는 부분은 과감히 삭제하고 쟁점을 나눠 보여줬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연세춘추와 고대신문은 닮은 듯 다르다. 아이템을 선정하는 방향과 기사를 풀어가는 방법, 글과 사진을 판에 배치하고 디자인하는 방식까지도. 같은 길을 걸어가는 동지, 고대신문은 늘 연세춘추에 좋은 자극이다. 간편하게, 재미있게. 새로운 시대를 맞는 학보사 고대신문의 미래를 응원한다.

박제후 연세춘추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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