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시행된 지난 일주일, 배달 라이더들은 밤낮없이 인적 끊긴 도로를 바쁘게 달렸다. 배달주문이 폭증했다. 오후 9시 이후 음식점 영업이 포장·배달로 제한되며 그 수요가 배달에 몰렸다. 급작스런 주문 폭주에 대한 배달 라이더의 대비책은 없었다. 배달대행업체 소속으로, 일정 업체의 배달을 담당하던 라이더들은 가능한 건수를 넘어선 배달을 감당해야 했다. 배달시간은 자연히 지연됐다. 배달 지연에 대한 고객들의 클레임은 비대면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배달을 무리하게 소화하느라 사고 위험도 커졌다.

  배달대행업체들이 라이더 인력을 보강하는데 열중이지만, 지원자가 없다. 일부 대행업체들은 배달 수수료를 올려서라도 라이더들을 붙잡고자 한다. 일부 배달대행 업체에선 매장이 지불하는 중개수수료를 건당 100원에서 500원 정도 더 받아 라이더들의 보수를 높이고자 했다. 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건 대행업체를 이용하는 자영업자들이다. 이들은 높아진 수수료가 감당안된다 토로한다. 배달료가 높아지면 가격 경쟁력에 밀려 소비자의 관심 밖에 나게 될까 우려한다.

  자영업자와 배달 라이더. 생존 일선에 놓인 이들의 갈등 상황에 대해 소비자들은 충분히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볼 수 있는 건 배달 어플 속 개별적으로 산정된 배달팁가격 뿐이다. 배달팁이 무엇을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 책정됐는지 모른다. 배달업체, 대행업체, 배달 플랫폼이 정한 비용으로 받아들일 뿐이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매장 또는 지역마다 다른 배달비에 소비자들은 불필요한 갈등을 겪기도 한다. 현재의 배달시스템과 비용구조가 투명하게 보여진다면 판매자와 소비자도 그 중간에 있는 배달노동자와 배달플랫폼의 문제의 원인을 더 분명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거듭된 배달지연에서 벗어나 전반적인 배달환경이 안정화될 수 있다면 추가 금액을 지불할 여지도 있을 것이다. 더욱이 안전을 위한 인상이라면 말이다. 그런 소비자에게 배달료는 더 이상 불투명한 과금이 돼선 안 된다. 배달 라이더의 안전, 배달료 인상. 투명한 배달료 책정에서 시작해야 한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